처음 샤오미 SU7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핸드폰 만들던 회사가 진짜 자동차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었습니다. 사진과 제원표만 봐서는 그럴듯해 보였지만, 막상 도로 위를 달리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실감이 났습니다. 특히 중국 도심 도로에 SU7이 줄줄이 서 있는 영상을 보고 나서는, 전기차 시장이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자연스럽게 “그럼 이 차, 우리나라에도 들어올 수 있을까? 들어온다면 가격이 얼마나 될까?”라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샤오미 SU7은 샤오미가 처음 만든 전기 세단으로, 출시 직후 중국에서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 공격적인 성능, 스마트폰과의 연동 기능 같은 점 때문에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높습니다. 다만 중국에서의 성공과 별개로, 한국 출시 문제는 이야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실제로 판매를 시작하려면 단순히 “마음만 먹으면 된다” 수준이 아니라, 제도와 기술, 사업 구조까지 함께 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샤오미 SU7, 중국에서 어떤 차로 평가받고 있나

샤오미 SU7은 기본적으로 중형~대형 세단 정도 크기의 전기차입니다. 디자인은 기존 전기 세단들처럼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매끈한 곡선 위주로 구성되어 있고, 실내는 대형 디스플레이와 심플한 버튼 구조로 꾸며져 있습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보던 샤오미의 인터페이스 느낌이 차 안으로 들어온 형태라고 이해해도 무방합니다.

중국에서는 다음과 같은 점들이 강점으로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

  • 같은 가격대에서 높은 출력과 긴 주행거리
  • 샤오미 스마트폰·AI 스피커 등과의 연동 기능
  • 무선 업데이트(OTA)를 통한 지속적인 기능 개선
  • 가격 대비 넉넉한 옵션 구성

물론 단점이나 논란도 있습니다. 자동차 제조 경험이 많지 않다는 점, 품질과 내구성이 장기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 서비스망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영될지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점 등입니다. 그래서 중국 내에서도 “성능과 가성비는 좋지만, 장기적인 신뢰도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옵니다.

샤오미의 현재 우선순위: 한국보다 중국이 먼저

지금 상황에서 샤오미의 최우선 과제는 한국 진출이 아니라 중국 내수 수요를 제대로 감당하는 것입니다. SU7는 중국에서 사전 예약 물량이 빠르게 쌓이면서, 생산 능력을 늘리고 품질을 안정화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샤오미 입장에서 당장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 생산량 확대: 주문량을 따라잡기 위해 공장 증설과 생산 효율 개선
  • 품질 관리: 초기 차량에서 발생하는 각종 결함을 줄이기 위한 품질 시스템 정비
  • 서비스 네트워크 확충: 중국 각 지역에 서비스 센터, 부품 창고, 정비 인력을 배치하는 작업

샤오미는 원래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IoT 기기로 성장한 회사입니다. 이 제품들은 비교적 빨리 출시하고, 빠르게 개선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키워 왔습니다. 하지만 자동차는 이런 속도전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안전, 내구성, 서비스까지 긴 시간 동안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한 나라를 넘어 여러 나라로 확장하는 것은 훨씬 더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 진출이 늦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

샤오미 SU7이 한국에 들어오려면 단순히 “수입해서 판다” 수준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자동차는 국가마다 규제와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춰 차를 다시 설계하거나 조정해야 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복잡한 인증과 규제 절차

한국에서 전기차를 공식 판매하려면 다음과 같은 절차와 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

  • 안전 관련 인증: 충돌 안전 시험, 에어백·차체 강성 테스트 등
  • 전기차 배터리 안전성 평가: 화재 위험, 충돌 시 배터리 보호 등
  • 자율주행 및 주행 보조 관련 규제: 차선 유지,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 등 안전 기준 부합 여부
  • 전파·통신 인증: 차량 내 통신 장비, 무선 업데이트 시스템 등

이 과정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시험 비용도 적지 않습니다. 이미 여러 나라에서 오래 팔아 온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는 이 과정을 반복해 본 경험이 있지만, 샤오미처럼 자동차 분야에 새로 뛰어든 회사는 처음부터 하나씩 쌓아 가야 합니다.

충전 방식과 인프라 차이

충전 규격 역시 중요한 문제입니다. 중국은 보통 GB/T라는 충전 방식을 사용하지만, 한국은 CCS 콤보 1 규격을 표준으로 쓰고 있습니다. 단순히 어댑터만 끼운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차량 설계 단계에서부터 충전 포트, 통신 방식, 최대 충전 전력 등을 국내 표준에 맞추어 조정해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의 충전 인프라 환경에 맞춰 충전 속도, 충전기 호환성, 결제 시스템 등을 검증해야 합니다. 이런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실제 구매한 소비자들이 충전소에서 불편을 겪게 되고,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판매·서비스 네트워크의 부담

자동차는 휴대폰과 달리 고장이 났을 때 바로 교체하기 어렵고, 정비가 필수입니다. 그래서 서비스 네트워크 구축이 매우 중요합니다.

  • 공식 전시장 및 서비스 센터 확보
  • 국내에 부품을 보관할 수 있는 물류 창고
  • 전기차에 특화된 정비 인력 채용 및 교육

이 모든 것은 초기 투자 비용이 크게 들어가는 일입니다. 아직 판매량이 확실하지 않은 한국 시장에 이런 투자를 선제적으로 하기에는 샤오미 입장에서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시장 규모가 크거나, 규제가 덜 까다로운 지역부터 진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강력한 경쟁 상대들

한국 전기차 시장은 이미 여러 브랜드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가 대표적이고, 여기에 테슬라,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다양한 수입차 브랜드도 전기차 모델을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샤오미가 단순히 “가격이 싸다”는 점만으로는 승부를 보기 어렵습니다. 소비자들은 다음과 같은 요소를 함께 고려합니다.

  • 브랜드 신뢰도와 이미지
  • 보증 기간과 서비스 편의성
  • 중고차 가치와 향후 부품 공급 안정성

샤오미는 전자제품 분야에서는 이미 인지도가 높지만, 자동차 분야에서는 아직 신참입니다. 신뢰를 쌓으려면 결국 시간이 필요합니다.

한국 출시 시점, 어느 정도를 예상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의 상황과 샤오미의 행보를 종합하면, 단기간에 한국에 들어올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1~3년 정도의 짧은 기간 안에 한국에 정식 출시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중국 내 생산과 서비스 체계가 자리 잡고, 다른 해외 시장(동남아, 중동, 일부 유럽 국가 등)에서의 경험을 쌓은 뒤에야 한국 진출을 본격적으로 검토할 여지가 생길 것입니다.

3~5년 이후에는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여전히 불확실합니다. 한국의 규제 환경, 시장 규모, 경쟁 상황, 한중 관계 등 여러 요소가 함께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특히 샤오미가 어떤 글로벌 전기차 전략을 세우느냐에 따라, 한국이 우선순위에 오를지 뒤로 밀릴지가 갈릴 수 있습니다.

중국 판매 가격과 트림 구성 정리

현재 중국에서 판매 중인 샤오미 SU7의 가격은 대략 다음과 같이 알려져 있습니다. 환율은 시간에 따라 변동되므로, 여기서는 대략적인 수준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 SU7 스탠다드(후륜 구동): 215,900위안 정도
  • SU7 Pro(후륜 구동): 245,900위안 정도
  • SU7 Max(사륜 구동): 299,900위안 정도

환율을 대략 1위안당 180원 안팎으로 가정하면, 중국 내 기준 가격은 대략 4천만 원 안팎에서 5천만 원대 중반 정도의 구간에 들어갑니다. 이 가격만 보면 꽤 공격적인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금액은 중국 현지에서의 판매가이기 때문에, 그대로 한국에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다른 나라에 수출할 때는 각종 세금과 인증 비용, 운송비 등이 모두 더해지기 때문입니다.

한국에 들어오면 가격이 얼마나 높아질까

만약 샤오미 SU7이 실제로 한국에 출시된다고 가정하면, 중국 현지 가격보다 꽤 높은 가격대를 형성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세금과 운송비

수입차에는 관세와 부가가치세가 부과됩니다. 전기차의 세금 구조는 차종과 FTA 적용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다음 요소들이 가격에 올라탑니다.

  • 관세: 수입 시 부과되는 세금
  • 부가가치세: 국내에서 판매할 때 함께 부과
  • 선적 및 운송비: 중국에서 한국까지 선박 운송, 내륙 운송 비용

이 비용은 단순히 회사가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최종 판매 가격에 어느 정도 반영될 수밖에 없습니다.

인증·현지화 비용

앞서 언급한 각종 인증 시험, 충전 규격 변경, 내비게이션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한글화, 한국형 지도·음성 인식 탑재 같은 작업도 모두 비용이 듭니다. 이런 부분은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반복될 때마다 추가로 손을 봐야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판매 법인 설립, 마케팅 비용, 광고, 초기 AS망 구축 등도 모두 비용으로 쌓입니다. 회사는 이 비용을 그대로 감수하기보다는, 일부를 차량 가격에 반영해서 회수하려고 할 가능성이 큽니다.

예상 가격대 가정

여러 비용을 모두 고려해 보면, 중국 내 판매 가격에서 최소 20%에서 40% 정도는 더해질 수 있다고 보는 의견이 많습니다. 물론 실제로는 그때그때 환율과 정책, 회사의 전략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 SU7 스탠다드(후륜): 대략 4천만 원 후반 ~ 6천만 원 초반
  • SU7 Pro(후륜): 대략 5천만 원 중반 ~ 6천만 원 중반
  • SU7 Max(사륜): 대략 6천만 원 후반 ~ 7천만 원 중반

위 금액들은 어디까지나 가상의 시나리오에 따른 추정치일 뿐, 실제 확정 가격이 아닙니다. 다만 중국 내 가격과 한국의 수입차 가격 구조를 비교해 보면, 이 정도 범위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보조금과 가격 경쟁력 가능성

한국에서는 전기차 구매 시 정부와 지자체에서 일정 금액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보조금은 차량 가격, 주행거리, 효율, 보급 정책에 따라 달라집니다.

정책은 해마다 조금씩 바뀔 수 있지만, 차량 가격이 어느 수준 이하일 때 보조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구조가 일반적입니다. 예를 들어 차량의 시작 가격이 일정 기준(예를 들어 5천만 원대 중반 이하) 안에 들어가면 국고 보조금을 전액 받을 수 있고, 그보다 비싸면 일부만 받는 식의 구조가 적용되곤 합니다. 기준 금액과 세부 조건은 시기별로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출시 시점에는 당시 제도를 따져봐야 합니다.

만약 샤오미 SU7의 한국 판매 가격이 이런 기준을 잘 맞추어 설계된다면, 보조금을 통해 체감 구매 가격이 낮아져 상당한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가격이 애매하게 높게 책정된다면, 보조금을 덜 받게 되어 매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샤오미가 어떤 전략으로 가격을 책정하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샤오미 SU7이 불러올 변화에 대한 기대와 변수들

샤오미 SU7이 한국에 실제로 들어올지, 또 들어온다면 언제 어떤 가격대로 나오게 될지는 여전히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뿐 아니라 IT 기업까지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자동차라는 제품의 성격 자체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점입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기능이 늘어나고, 스마트폰과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인공지능이 운전에 도움을 주는 시대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샤오미 같은 회사가 이 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기존 업체들도 더 빠르게 혁신해야 하는 압박을 받게 됩니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많아지고, 기술 발전 속도가 더 빨라질 가능성이 큽니다.

한편으로는 새로운 제조사가 늘어날수록 안전과 품질, 서비스 문제도 함께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전자제품과 달리 자동차는 사람의 안전과 직결되는 제품이기 때문에, 단순한 성능 수치나 옵션 목록만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신뢰성과 지원 체계까지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샤오미 SU7이 실제로 한국 도로를 달리는 모습을 보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있어 하나의 흥미로운 사례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