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두는 법 기본 규칙부터 집 짓기까지 초보자 완벽 가이드
바둑돌을 처음 집어 들었던 날, 검은 돌 하나를 조심스럽게 내려놓고 나서 한참을 그대로 바라본 기억이 있습니다.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서 손은 멈춰 있고, 머릿속은 복잡한데 정작 판 위에는 돌 몇 개 없던 그 어색한 순간 말입니다. 막상 기본 규칙을 알고 나니, 그때 보이지 않던 수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고, 집을 세어보는 재미도 조금씩 느껴졌습니다. 바둑이 어렵게만 느껴진다면, 지금부터 차근차근 기본 규칙과 집 짓는 방법을 익히면서 함께 그 첫 걸음을 다시 밟아보겠습니다.
바둑판과 돌 이해하기
바둑은 19줄, 13줄, 9줄 바둑판 위에서 두는 게임입니다. 초보자라면 9줄 또는 13줄 바둑판으로 시작하면 부담이 훨씬 줄어듭니다.
바둑판은 칸에 돌을 놓는 것이 아니라, 선과 선이 만나는 교차점에 돌을 놓습니다. 검은 돌이 먼저 두고, 흰 돌이 그 다음에 두는 방식으로 번갈아가며 진행합니다. 돌을 한 번 놓으면 특별한 규칙(자살수, 금수 등)을 제외하고는 옮길 수 없습니다.
착점과 기력 향상 팁
돌을 놓는 위치를 ‘착점’이라고 부릅니다. 초보자일수록 착점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기 쉬운데, 처음에는 단순하게 두는 것이 좋습니다.
- 가장자리에 너무 붙이지 않기 (너무 귀나 변에만 몰리지 않기)
- 돌과 돌 사이를 너무 멀리 두지 않기 (적당한 거리 유지)
- 혼자 떨어진 돌보다는 서로 이어지는 형태를 의식하기
특히 바둑을 막 시작했다면 멋진 묘수보다는, 나와 상대의 돌이 서로 연결되거나 끊어지는 흐름부터 익히는 것이 실력 향상에 훨씬 도움이 됩니다.
집의 개념 이해하기
바둑의 목적은 상대보다 더 많은 ‘집’을 만드는 것입니다. 집이란, 내 돌로 둘러싸인 빈 칸들의 모임입니다. 게임이 끝났을 때, 그 빈 칸 수를 세어 집의 크기를 비교합니다.
집의 기본 개념은 다음과 같습니다.
- 내 돌이 벽처럼 둘러싼 빈 공간이 있으면 그 안은 내 집
- 상대 돌이 둘러싼 빈 공간은 상대 집
- 흔들리는 돌(살아 있는지 애매한 돌)이 걸쳐 있으면 아직 확실한 집이 아님
초보자 단계에서는 “내 돌로 둘러싸인 빈 칸이 많을수록 좋다”라고 단순하게 기억해도 충분합니다.
활로와 사석, 돌의 생사
바둑을 이해하려면 ‘돌이 어떻게 잡히는지’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돌은 선과 선으로 이어진 빈 교차점을 기준으로 숨을 쉽니다. 이 빈 교차점을 ‘활로’ 또는 ‘기혈’이라고 부릅니다.
- 한 돌 또는 한 덩어리의 돌이 연결된 상태에서, 주변 활로가 모두 막히면 그 돌은 잡혀서 사석이 됩니다.
- 한 번에 여러 개의 돌이 함께 잡힐 수 있으며, 잡힌 돌은 모두 판 밖으로 제거합니다.
- 자기 돌의 활로를 스스로 모두 막는 수(자살수)는 규칙상 둘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활로 개수는 돌이 얼마나 안전한지를 보여줍니다. 활로가 많을수록 돌은 강하고, 활로가 줄어들수록 위태롭습니다.
두 눈 만들기 기본
집 짓기의 핵심에는 ‘살아 있는 돌’이 있습니다. 바둑에서 하나의 돌무리가 확실히 살려면 일반적으로 두 개의 눈(두 개의 독립된 빈 칸 묶음)이 필요합니다.
두 눈의 원리는 간단합니다.
- 돌 무리 안쪽에 떨어져 있는 빈 칸 두 곳을 만들면
- 상대가 그 두 칸을 동시에 메울 수 없기 때문에
- 결국 그 돌 무리는 완전히 잡히지 않고 살아 있게 됩니다.
초보자가 많이 하는 실수는 돌을 많이 모아 놓고도 두 눈을 만들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돌을 둘 때마다 ‘이 돌 무리가 나중에 두 눈을 만들 수 있을까?’를 한 번씩 떠올리는 습관을 들이면 집짓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기본 형세: 모양과 효율
바둑에서 같은 돌 개수로 더 넓은 집을 만들 수 있다면, 그 돌은 ‘효율이 좋은 모양’입니다. 반대로 비슷한 크기의 집을 만들었는데, 내 돌이 더 많이 쓰였다면 비효율적인 모양입니다.
기본적인 방향은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 있습니다.
- 너무 빽빽하게 붙여 두지 않기 (돌이 겹쳐서 일하는 모양 피하기)
- 너무 멀리 떨어져서 연결이 끊기지 않게 하기
- 바깥으로 넓게 펴 나가며 집의 테두리를 잡아가기
모양은 이론서에서 그림으로 보면 더 잘 이해되지만, 초반에는 “돌이 서로 도와줄 수 있는 거리인가?”만 확인해도 크게 도움이 됩니다.
초보자를 위한 진행 방법
바둑을 완전히 처음 시작할 때는 규칙만 외우다 보면 지루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두면서 익히는 편이 훨씬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 9줄 바둑판으로 시작해서 금방 한 판을 끝내보기
- 처음에는 덤, 복잡한 계가(집 세기)는 대략만 맞춰보며 진행하기
- 각 수를 둘 때마다 “이 돌은 살 수 있을까? 집이 될까?”를 스스로 물어보기
- 한 판이 끝난 뒤, 잡힌 돌과 남은 집을 천천히 다시 세어보기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규칙 설명을 따로 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집 짓는 감각이 생깁니다.
집 세는 기본 연습
집을 세는 과정은 복잡해 보이지만, 초보자 단계에서는 크게 두 가지만 집중해도 좋습니다.
- 내 돌로 둘러싼 빈 칸의 개수
- 상대 돌로 둘러싼 빈 칸의 개수
실제 한 판을 마친 뒤 다음처럼 연습해볼 수 있습니다.
- 각 영역별로 손가락으로 짚으면서 1, 2, 3… 하고 세어보기
- 경계가 애매한 곳은 왜 애매한지 서로 이야기해보기
- 살 것 같은 돌과 잡힐 것 같은 돌을 가볍게 구분해보기
처음에는 정확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여러 번 세어보면서 점점 감각을 맞추는 과정 자체가 좋은 공부가 됩니다.
실력 향상을 위한 습관
바둑은 한 번에 확 늘지 않고, 서서히 쌓이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다만 몇 가지 습관만 들여도 체감 실력이 빨리 올라가는 편입니다.
- 한 수를 두기 전에 “내 돌이 잡히는 수는 아닌가?”를 꼭 한 번 점검하기
- 접바둑(상대에게 돌을 먼저 깔아주는 바둑)으로 부담을 줄이고 즐기면서 두기
- 실수한 수를 집에 돌아가서 바둑판에 다시 재현해 보고, 다른 선택지를 생각해보기
처음에는 이기는 것보다 ‘왜 이 수가 좋았는지, 왜 나빴는지’를 한두 개만 짚어보는 데에 집중하는 편이 훨씬 도움이 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예전에 보이지 않던 약점과 기회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