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에 울리던 콤바인 엔진 소리가 어느새 익숙해질 무렵, 중고 매물을 직접 확인하러 다니다 보니 ‘아그리즈’ 사이트를 자주 들여다보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시세도 감이 안 오고, 글 하나 올리는 데도 긴가민가했지만 몇 번 사고팔아 보니 대략적인 가격 흐름과 거래할 때 챙겨야 할 포인트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아그리즈 중고 콤바인 시세 파악 방법

아그리즈에서 콤바인 중고 시세를 볼 때는 단순히 올라와 있는 ‘호가’만 보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거래가 된 가격과 오래 남아 있는 매물의 가격을 비교해 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기본적으로는 다음과 같이 살펴보는 편이 좋습니다.

  • 동일 제조사, 동일 마력대(조수확량) 기준으로 검색
  • 연식, 사용 시간(시간계), 옵션 여부(궤도/차륜, 자동제어 등) 확인
  • 최근 한두 달 안에 올라온 매물 가격대를 중심으로 평균값 파악
  • 지나치게 오래 남아 있는 매물의 가격은 ‘시장가’라기보다 ‘주인 희망가’ 수준으로 보기

특히 콤바인은 연식보다 관리 상태와 사용 시간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같은 연식이라도 시간계가 짧고, 주요 소모품 교체 이력이 분명한 매물은 시세 상단에, 관리가 허술해 보이는 매물은 시세 하단에 놓고 비교하는 식으로 보면 한결 수월합니다.

연식·시간계·상태별 가격 차이 이해

아그리즈에서 콤바인 시세를 보다 보면 ‘왜 비슷해 보이는데 가격 차이가 이렇게 크지?’ 싶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는 연식, 시간계, 주요 소모품 교체 여부를 함께 묶어서 보는 것이 핵심입니다.

  • 연식: 5년 단위로 가격대가 크게 한 번씩 꺾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 시간계: 특정 시간(예: 500시간, 1000시간 등)을 기준으로 수리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세가 눈에 띄게 내려갑니다.
  • 상태: 컷터날, 체인, 궤도, 체 탈곡부의 마모 정도와 누유 여부에 따라 수백만 원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실제로 매매 전 현장에서 시간계 숫자만 보고 안심했다가, 막상 열어보니 탈곡부 마모와 누유가 심해서 예상치 못한 수리비가 붙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시간계+상태’를 세트로 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아그리즈에서 괜찮은 매물 고르는 요령

중고 콤바인을 아그리즈에서 고를 때는 사진과 글만 보고 판단하기 어렵지만, 몇 가지 기준을 세워두면 쓸데없는 연락을 줄일 수 있습니다.

  • 사진이 여러 각도(전면, 후면, 좌우, 탑승부, 탈곡부, 궤도/타이어, 계기판)에서 자세히 올라와 있는지 확인
  • 연식, 시간계, 사용 지역, 보관 상태(실내/실외), 정비 이력 등이 글에 구체적으로 적혀 있는지 확인
  • 번호판, 스티커 등 너무 흐릿하게 처리된 사진만 있는 매물은 한 번 더 의심해서 보기
  • 가격이 시세보다 지나치게 낮은 경우,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는지 확인

글을 꼼꼼히 쓰는 판매자는 실제로도 관리가 비교적 잘 된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정보가 지나치게 적고, 가격만 부각하는 글이라면 직접 보기 전까지는 기대치를 낮게 잡는 것이 안전합니다.

직거래 전 전화·문자 확인 포인트

직거래를 하기 전에는 전화나 문자로 기본 정보를 확실히 정리해 두는 게 좋습니다. 애매하게 넘어가면 현장에서 불필요한 말다툼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등록증/소유자 일치 여부: 실제 명의자와 판매자가 같은지, 가족 명의인지 확인
  • 연식과 모델명: 글 내용과 일치하는지 다시 한 번 확인
  • 시간계: 사진으로 받은 것과 실제 숫자가 같은지 확인 약속
  • 최근 고장·수리 내역: 언제, 어떤 부품을 교체했는지, 영수증이나 정비기록이 있는지 확인
  • 현재 보관 장소: 실내 보관 여부, 비 맞는 곳에 오래 세워두지 않았는지 확인

전화할 때부터 ‘현장에서 시운전은 꼭 해보고 결정하겠다’는 말을 미리 해두면, 판매자도 대비를 하고, 서로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현장 점검 시 꼭 봐야 할 부분

직접 매물을 보러 갔을 때는 설렁설렁 한 바퀴만 둘러보지 말고, 사소해 보이는 부분도 꼼꼼히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 시동·엔진 상태: 냉간 시동이 잘 걸리는지, 이상 진동이나 매연, 엔진음 확인
  • 누유·누수 여부: 엔진, 유압라인, 미션 주변, 탈곡부 등 아래쪽에 기름 자국이나 흙 뭉침 확인
  • 궤도/타이어: 균열, 이빨 빠짐, 트랙 장력 상태 확인
  • 탈곡부·체: 마모, 휨, 부식 정도 확인
  • 각종 레버·스위치: 조작감이 너무 뻑뻑하거나 헛도는 부분이 없는지 확인
  • 시운전: 전진·후진, 선회, 작동부 올리고 내리기, 실제 컷터 회전까지 해 보는 것을 권장

현장에서 잠깐의 어색함 때문에 ‘이 정도면 괜찮겠지’ 하고 넘어가면, 막상 수확철에 문제를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금 미안하더라도 천천히, 반복해서 확인하는 편이 결국 서로에게 이롭습니다.

계약서 작성과 금전 거래 주의사항

직거래라고 해서 그냥 현금만 주고받고 끝내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간단한 양식이라도 계약서를 작성해 두면 혹시 모를 분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 기본 정보: 매수·매도인 이름, 주소, 연락처, 거래 일시·장소
  • 장비 정보: 제조사, 모델명, 연식, 차량번호나 일련번호, 시간계 수치
  • 상태 기재: 육안으로 확인한 주요 하자, 판매자가 설명한 수리 이력, 포함/제외 부속품 기재
  • 금액 및 지급 방법: 계약금, 잔금, 지급일, 계좌번호 명의자와 판매자 일치 여부 확인

가능하다면 계좌이체로 거래하고, 이체 내역을 꼭 보관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현금 거래를 해야 한다면 간단히라도 영수증을 받아두고, 계약서에 서로 서명과 날짜를 남기는 습관이 안전합니다.

사기·분쟁 예방을 위한 기본 원칙

중고 농기계 거래에서 사기를 당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적지 않습니다. 조금만 조심하면 대부분 피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시세보다 유난히 싼 매물은 이유를 명확히 듣고, 서류·상태를 두 번 확인
  • 선입금 요구, 특히 전체 금액을 먼저 보내라는 요청은 피하기
  • 직접 보지 않고 ‘급매’라며 서두르게 하는 경우 주의
  • 명의 이전이 어려운 사정이 있다는 말이 반복되면 한 번 더 생각해 보기

실제로 급해서 서둘러 샀다가, 나중에 서류 문제나 숨겨진 고장으로 곤란을 겪는 사례를 종종 보게 됩니다. 콤바인은 한 번 사면 몇 해를 같이 가야 하는 장비라서, 마음이 급한 날일수록 더 천천히 보는 편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