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앱을 켰을 때, 창문 밖으로 보이는 별과 화면 속 별이 거의 똑같이 움직이는 걸 보고 꽤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손에 들고 있는 작은 화면만 보고도 어느 방향에 어떤 별자리가 떠 있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해서, 집 앞 놀이터에 앉아 한참을 하늘과 화면을 번갈아 보며 시간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그날 이후로 별이 많이 보이지 않는 도심에서도 이 앱을 열어 “지금 이 건물 뒤쪽에 사실은 이런 별자리가 있구나” 하고 상상해 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런 경험을 하게 해준 스텔라리움 모바일(Stellarium Mobile)이라는 천문 앱을, 처음 써보는 사람도 바로 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차근차근 정리해 보겠습니다.

스텔라리움 모바일이 어떤 앱인지

스텔라리움 모바일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밤하늘을 가상으로 재현해 주는 천문 관측 앱입니다. 실제 별, 행성, 성운, 은하 등 수많은 천체를 데이터로 가지고 있고, 현재 시간과 위치에 맞춰 하늘을 계산해서 보여줍니다. 손으로 화면을 움직이거나 폰을 직접 하늘 쪽으로 들어 올리면, 마치 천체 관측용 플라네타륨을 손에 쥐고 있는 것처럼 하늘 지도를 볼 수 있습니다.

앱에는 무료 버전과 유료 버전이 있는데, 무료 버전도 기본적인 하늘 보기와 검색, 간단한 정보 확인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더 많은 천체 데이터, 위성·혜성 표시, 망원경 제어 같은 기능은 대개 유료 버전에서만 지원합니다. 버전에 따라 메뉴 구성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는 점은 알고 계시면 좋겠습니다.

설치와 첫 실행

스마트폰의 앱 스토어에서 Stellarium Mobile을 검색하여 설치합니다. 안드로이드는 Google Play 스토어,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Apple App Store에서 설치할 수 있습니다. 설치가 끝난 뒤 앱을 실행하면 곧바로 몇 가지 권한을 허용하라는 창이 뜨는데, 여기서가 중요합니다.

위치 정보(GPS), 나침반, 자이로스코프 등 센서에 대한 접근 권한을 허용해야 현재 위치 기준의 정확한 하늘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허용하지 않으면 다른 도시 기준으로 하늘이 나오거나, 화면을 들어 올려도 방향이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나중에 설정에서 다시 바꿀 수도 있지만, 처음부터 모두 허용해 두는 편이 편리합니다.

권한을 허용하고 나면, 앱 화면에는 현재 시간과 위치를 기준으로 계산된 하늘이 펼쳐집니다. 밤이 아니더라도, 낮에 켜면 아직 떠 있는 달이나 행성, 혹은 밤에 보일 별자리를 미리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본 화면과 손가락 조작

스텔라리움 모바일의 기본 조작은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기능은 몇 가지 손동작만 익히면 충분합니다.

먼저 화면을 손가락으로 쓸어 넘기면, 마치 카메라를 돌리듯이 하늘이 상하좌우로 움직입니다. 이것을 팬(pan)이라고 부릅니다. 화면을 아래로 끌면 위쪽 하늘이, 화면을 위로 끌면 지평선 근처가 보이는 식입니다.

두 손가락을 화면에 대고 벌리면 확대, 오므리면 축소가 됩니다. 확대를 많이 하면 별 하나하나가 더 잘 보이고, 일부 천체는 확대했을 때 사진이나 구조가 좀 더 자세히 나타납니다. 반대로 축소하면 넓은 하늘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손으로 직접 화면을 움직이는 방식은 실내에서 천천히 하늘을 둘러보고 싶을 때 좋습니다. 하지만 실제 하늘과 바로 비교하고 싶을 때는 센서 모드를 켜는 편이 훨씬 편리합니다.

센서 모드로 실제 하늘과 연결하기

화면 가장자리(보통 아래쪽이나 한쪽 옆)를 잘 보면, 나침반 모양이나 조준경 비슷한 아이콘이 있습니다. 이 아이콘이 바로 센서 모드를 켜고 끄는 버튼입니다. 이 아이콘을 한 번 탭하면 폰 안의 나침반과 자이로센서를 이용해서, 폰이 가리키는 방향과 화면의 하늘 방향을 일치시켜 줍니다.

센서 모드가 켜진 상태에서 폰을 왼쪽으로 돌리면 화면 속 별들도 왼쪽 방향 하늘로 이동하고, 폰을 올리면 머리 위 하늘이 나타납니다. 실제 하늘과 앱 화면을 나란히 비교하면서 “이 별이 바로 화면에서 이 별이구나” 하고 찾을 수 있어서 별자리 찾기에 아주 유용합니다.

센서 모드를 끄고 싶다면 같은 아이콘을 다시 탭하면 됩니다. 그러면 다시 손가락으로 화면을 스크롤하는 방식으로 돌아옵니다. 관측 장소에 따라 나침반 오차가 있을 수 있는데, 이럴 때는 나중에 설명할 센서 보정 방법을 참고하시면 더 정확해집니다.

위치와 시간 설정으로 다른 하늘도 보기

스텔라리움 모바일의 장점 중 하나는, 지금 서 있는 장소와 시간을 넘어서 다른 곳, 다른 시각의 하늘도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여행을 가기 전에 그 지역의 밤하늘을 미리 구경하거나, 과거의 천문 현상을 다시 살펴볼 때 유용합니다.

위치 설정하기

위치 설정 아이콘은 보통 지구본 모양이나 위치 핀 모양입니다. 이 아이콘을 탭하면 현재 위치가 어떻게 잡혀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본값은 GPS를 이용해서 자동으로 현재 위치를 인식합니다. 만약 실내에 있어서 GPS가 잘 잡히지 않거나, 다른 도시의 하늘을 보고 싶다면 검색창에 도시 이름을 입력해서 수동으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 부산, 도쿄, 파리 같은 도시 이름을 치면 그 지역을 기준으로 하늘이 다시 계산됩니다. 위치를 바꿔 보면 같은 시간에도 위도와 경도에 따라 별자리의 높이와 방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시간 조절하기

시계 모양 아이콘을 누르면 현재 시간이 표시되고, 여기서 시간을 바꿀 수 있는 메뉴가 나옵니다. 실시간 모드는 실제 시간을 따라가며 하늘을 보여주는 기본 상태입니다. 이 상태에서는 몇 분 지나면 화면 속 별자리도 실제처럼 서서히 움직입니다.

시간을 앞뒤로 움직이고 싶다면, 제공되는 슬라이더나 화살표 버튼을 이용하면 됩니다. 시간을 앞으로 돌리면 오늘 밤늦게 어떤 별자리가 올라오는지, 새벽에 어떤 행성이 보이는지 미리 확인할 수 있습니다. 며칠, 몇 달, 심지어 몇 년 뒤로 넘기는 것도 가능해서, 예고된 일식이나 월식, 또는 특정 행성이 가장 밝아지는 시기 등을 미리 살펴볼 수 있습니다.

원하는 천체를 찾는 검색 기능

밤하늘에는 이름 붙은 별과 행성이 워낙 많아서, 눈으로만 찾으려면 헷갈리기 쉽습니다. 이럴 때 돋보기 모양 아이콘을 이용한 검색 기능이 큰 도움이 됩니다.

돋보기 아이콘을 탭하면 검색창이 뜨는데, 여기에 보고 싶은 천체의 이름을 입력합니다. 예를 들어 목성, 토성, 달, 오리온자리, 안드로메다 은하 같은 이름을 적을 수 있습니다. 영어 이름으로도 찾을 수 있지만, 앱 버전에 따라 한글 이름 지원 범위는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검색 결과에서 원하는 대상을 선택하면, 화면이 자동으로 그 천체가 있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화면 가운데에 위치시켜 줍니다. 만약 그 천체가 현재 시각에는 지평선 아래에 있어 보이지 않는 경우,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는 식의 안내가 뜨거나, 그 방향에 지구가 가려진 모습이 표시되기도 합니다. 이때 시간 조절 기능을 함께 사용하면 그 천체가 떠오르는 시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천체 정보 자세히 살펴보기

화면 속의 별이나 행성, 성운, 은하 같은 천체를 터치하면, 화면 위나 아래쪽에 작은 정보 창이 뜹니다. 여기에는 이름, 밝기, 종류 정도의 기본 정보가 표시됩니다. 한 번 더 탭하거나 자세한 정보 보기를 누르면 더 많은 내용이 나옵니다.

여기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 천체의 밝기(등급)
  • 거리나 크기 등 기본 특성
  • 적경·적위 같은 천문 좌표
  • 오늘 기준으로 떠오르는 시각과 지는 시각

이 정보를 보고 오늘 밤 그 천체가 언제쯤 가장 높이 뜨는지, 어느 방향에서 관측하기 좋은지 미리 알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과학 개념과 실제 하늘을 연결해서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화면에 무엇을 얼마나 보여줄지 조절하기

하늘이 너무 복잡하게 보이거나, 반대로 너무 단순해 보여서 심심할 때는 표시 옵션을 바꾸면 됩니다. 보통 톱니바퀴 모양이나 줄 세 개짜리 메뉴 아이콘을 통해 들어갈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표시 설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별자리 선과 이름: 별자리 별들을 선으로 이어서 모양을 보여주고, 이름을 함께 표시합니다.
  • 별자리 그림: 신화 속 인물이나 동물 그림을 별자리 위에 겹쳐서 보여줍니다.
  • 지평선과 대기: 지평선, 땅, 건물 윤곽, 하늘 밝기 같은 요소를 켜거나 끌 수 있습니다.
  • 인공위성: 국제우주정거장(ISS)처럼 중요한 위성 궤적을 그려줍니다. 이 기능은 데이터 업데이트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 혜성·소행성: 특정 시기에 보이는 혜성이나 소행성을 표시할 수 있습니다.
  • 좌표 격자: 적도 좌표계나 방위각 좌표계를 격자처럼 화면에 띄워서, 천문용 좌표를 공부할 때 유용합니다.
  • 광공해 효과: 도심처럼 밝은 곳에서 하늘이 얼마나 덜 보이는지, 시골처럼 어두운 곳에서는 얼마나 잘 보이는지 밝기를 조절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옵션들을 켜고 끄면서, 실제 관측할 때 필요한 정보만 남기면 화면이 훨씬 보기 편해집니다. 처음에는 별자리 선, 이름, 지평선 정도만 켜고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눈을 보호해 주는 나이트 모드

밤에 밖에서 관측할 때 가장 곤란한 점 중 하나는, 어두운 데 오래 있다가 갑자기 밝은 화면을 보면 눈이 너무 부시다는 점입니다. 사람의 눈은 어두운 곳에 오래 있으면 어둠에 잘 적응하는데, 이때 강한 빛을 보면 그 적응이 한 번에 깨져버립니다.

스텔라리움 모바일에는 이런 문제를 줄이기 위한 나이트 모드가 있습니다. 보통 붉은 달 모양이나 빨간색 안경 비슷한 아이콘으로 표시됩니다. 이 아이콘을 누르면 화면 전체 색이 붉은 톤으로 바뀌고, 밝기도 상대적으로 부드럽게 줄어듭니다.

붉은 빛은 다른 색에 비해 눈의 어둠 적응을 덜 방해하기 때문에, 실제 별 관측 현장에서 필수에 가깝습니다. 캠핑장이나 산에서 별을 볼 때, 나이트 모드를 켜고 화면 밝기도 최소한으로 낮추어 사용하면 눈부심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인터넷 없이 쓸 수 있는 준비와 추가 기능

스텔라리움 모바일은 기본적인 별과 행성 데이터는 앱 안에 포함되어 있어서, 인터넷이 없어도 어느 정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성운, 은하의 자세한 이미지나 위성 궤도 데이터처럼 용량이 큰 자료는 추가 다운로드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집에서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을 때 설정 메뉴에 들어가 추가 데이터 다운로드 항목을 확인해 보면, 고해상도 천체 사진이나 더 많은 카탈로그 데이터를 미리 받아둘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 두면 산이나 시골 등 인터넷이 잘 안 되는 곳에서도 거의 모든 기능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유료 버전에서는 지원되는 모델의 전동식 천체망원경을 와이파이나 블루투스로 연결해서, 앱에서 선택한 천체 방향으로 망원경을 자동으로 돌리는 기능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이 기능은 망원경 기종과 앱 버전에 따라 지원 여부가 다르므로, 실제로 사용할 계획이 있다면 자신의 장비와 호환되는지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천문 현상 알림과 학습 활용

일부 버전이나 설정에서는 개기일식, 부분일식, 월식, 유성우 극대기 같은 주요 천문 현상에 대한 알림 기능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이 기능을 켜 두면, 특정 날짜가 가까워졌을 때 기기를 통해 알려주기 때문에 중요한 이벤트를 놓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정이나 학교에서 이 앱을 활용하면, 단순히 하늘을 보는 것을 넘어 작은 천문 수업처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 계절별로 대표 별자리를 직접 찾아보며 계절 변화와 하늘의 움직임 이해하기
  • 행성이 시간이 지나면서 별 사이를 어떻게 이동하는지 살펴보기
  • 일식, 월식이 일어나는 날에 실제 하늘과 앱을 비교해 보며 현상을 설명해 보기

이렇게 실제 하늘과 앱을 함께 활용하면, 책으로만 볼 때보다 우주에 대한 감각이 훨씬 생생해집니다.

자주 생기는 문제와 간단한 해결 방법

앱을 사용하다 보면 방향이 틀어지거나, 화면이 느려지거나, 위치가 이상하게 나오는 등 자잘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몇 가지 대표적인 상황과 해결 방법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센서 모드 방향이 이상할 때

센서 모드를 켰는데 화면 속 방향이 실제 하늘과 맞지 않는다면, 스마트폰의 나침반 센서를 다시 보정해 주어야 할 가능성이 큽니다. 대부분의 기기는 스마트폰을 공중에서 숫자 8자 모양으로 천천히 그리듯이 돌려 주면 나침반이 다시 맞춰집니다. 이 동작을 몇 번 반복한 뒤, 다시 앱을 켜서 방향이 맞는지 확인해 보시면 됩니다.

또한 스피커, 강한 자석, 금속 기둥 같은 자성이 강한 물체 근처에서는 나침반이 크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런 곳에서는 약간 떨어진 곳으로 이동한 다음 다시 센서를 보정하는 편이 좋습니다.

위치가 엉뚱하게 나올 때

앱에서 보이는 지평선 방향이나 별자리 위치가 실제와 많이 다르다면, GPS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위치 권한이 꺼져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먼저 스마트폰 설정에서 위치 서비스가 켜져 있는지, 그리고 스텔라리움 모바일이 위치 정보 사용을 허용받았는지 확인합니다.

실내에서는 GPS 신호가 약해질 수 있으므로, 잠깐 야외로 나가 하늘이 잘 보이는 곳에서 다시 위치를 잡아 보십시오. 그래도 문제가 지속되면, 앱 안의 위치 설정 메뉴에서 수동으로 도시를 지정해 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앱이 느리거나 강제로 꺼질 때

별이 너무 많이 보이도록 설정하거나, 오래된 기기에서 고해상도 옵션을 모두 켠 경우에는 앱이 느려질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다음과 같이 조정할 수 있습니다.

  • 다른 앱을 모두 종료해서 메모리를 확보합니다.
  • 스텔라리움 모바일을 완전히 종료한 뒤 다시 실행해 봅니다.
  • 표시 설정에서 별의 개수, 성운·은하 이미지, 좌표 격자 등을 일부 끄고 단순하게 만듭니다.

이렇게 하면 기기에 부담이 줄어들어 더 부드럽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밤하늘과 조금 더 친해지는 방법

스텔라리움 모바일을 제대로 즐기려면, 단순히 화면만 보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실제 하늘과 비교해 보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앱에서 특정 별자리를 찾아 화면 가운데에 두고, 센서 모드를 켠 뒤 화면과 똑같은 모양을 하늘에서 찾으려고 노력해 보십시오. 처음에는 쉽지 않지만, 몇 번 반복하다 보면 밝은 별 몇 개만 봐도 어느 별자리인지 감이 오기 시작합니다.

또한 하루, 일주일, 한 달 간격으로 같은 시각에 하늘을 관찰하면서, 별자리의 위치가 조금씩 서쪽으로 밀려나는 모습을 앱과 함께 비교해 보면, 지구의 공전과 자전이 실제 하늘에서 어떤 모습으로 드러나는지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습니다. 작은 화면이지만, 잘 활용하면 손 안에 들어오는 작은 천문대가 되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