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을 처음 다니기 시작했을 때, 땀은 잔뜩 나는데 티셔츠가 축축하게 달라붙어서 하루 종일 불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뒤로 옷을 조금씩 바꿔보면서 알게 된 것이, 같은 티셔츠라도 어떻게 입을지, 어떤 활동을 할지에 따라 사이즈를 다르게 골라야 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특히 코오롱스포츠 로카티(RO Cati)처럼 기능성 티셔츠는 그냥 “대충 맞겠지” 하고 고르면 아쉬운 점이 꼭 하나씩 생기더군요.
로카티는 땀을 빠르게 흡수하고 밖으로 내보내는 기능성 원단을 사용한 티셔츠입니다. 등산, 러닝, 자전거, 가벼운 산책, 여행 등 다양한 야외 활동에 두루 쓸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옷이라도, 이너로 입느냐 단독으로 입느냐, 타이트하게 입고 싶으냐 여유 있게 입고 싶으냐에 따라 적당한 사이즈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래 내용을 천천히 따라가면서 읽어보시면, 스스로에게 잘 맞는 로카티 사이즈를 고르는 데 훨씬 도움이 될 것입니다.
로카티를 어디에, 어떻게 입을지 먼저 정하기
로카티 사이즈를 고르기 전에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점은 “이 옷을 어떤 용도로 주로 입을까?” 하는 것입니다. 같은 사람이라도 용도에 따라 권장 사이즈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크게 나누면 두 가지 상황을 먼저 떠올려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베이스 레이어, 즉 이너웨어처럼 안에 받쳐 입는 경우입니다. 두 번째는 중간 레이어 또는 단품으로, 겉에 보이는 티셔츠로 입는 경우입니다.
베이스 레이어(이너웨어)로 입을 때
베이스 레이어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땀을 빠르게 흡수하고 마르게 하여 몸을 쾌적하게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잘 되어야 체온도 일정하게 유지되고, 땀 식으면서 오는 한기도 덜 느끼게 됩니다.
이런 목적이라면 옷이 너무 헐렁하면 기능을 충분히 살리기 어렵습니다. 땀이 피부에서 바로 옷으로 전달되어야 빨리 마르기 때문입니다.
베이스 레이어 용도로 입을 때는 다음과 같은 점을 기준으로 사이즈를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첫째, 몸에 적당히 밀착되는 슬림한 핏이 좋습니다. 딱 붙는다고 해서 숨쉬기 힘들 정도로 조이거나, 팔을 들 때마다 당기는 느낌이 나면 안 되지만, 전반적으로 여유가 거의 없는 편이 좋습니다.
둘째, 팔과 겨드랑이 부분이 불편하지 않은지 꼭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겨드랑이와 어깨 부분이 너무 끼면 팔을 올리거나 배낭을 멨을 때 금방 피로해지고, 땀도 더 많이 차는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셋째, 셔츠 밑단이 너무 짧지 않은지 확인하는 것도 좋습니다. 베이스 레이어는 몸을 감싸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허리를 숙이거나 배낭을 멜 때 등이나 허리 부분이 자주 드러나면 체온 유지 측면에서 아쉬울 수 있습니다.
단품 또는 미드 레이어로 입을 때
로카티를 겉옷처럼 한 장만 입고 다니거나, 안에 얇은 이너를 입고 그 위에 걸치는 중간 레이어로 사용할 때는 활동성과 편안함, 그리고 전체적인 모양새가 함께 중요해집니다.
이런 용도라면 보통 정사이즈 혹은 약간 여유 있는 레귤러 핏이 잘 어울립니다.
이때는 다음 부분을 유심히 보면 좋습니다.
어깨선이 자신의 어깨 끝과 자연스럽게 맞는지 살펴봅니다. 어깨선이 너무 내려가면 옷이 커보이고 팔 움직임이 둔해질 수 있고, 너무 위로 올라오면 어깨 부분이 조이는 느낌이 날 수 있습니다.
팔 길이는 손목을 기준으로 과하게 길지 않은지, 너무 짧아 팔을 뻗을 때 소매가 많이 올라가지 않는지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몸통 품은 너무 벙벙하지 않으면서도, 앉거나 몸을 비틀 때 배나 옆구리 부분이 과하게 당기지 않는 정도가 적당합니다. 너무 헐렁하면 겉모습이 흐릿해 보이고, 기능성 티셔츠 특유의 쾌적함도 조금 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자신의 몸 치수 정확히 재기
좋은 옷을 골라도 내 몸 치수를 모르면 결국 감으로 사게 됩니다. 한 번만 제대로 재두면 여러 옷을 고를 때 두고두고 도움이 되니, 작은 수고를 들여도 충분히 가치가 있습니다.
필요한 도구는 줄자 하나면 됩니다. 가능하면 몸에 딱 붙는 얇은 옷을 입고 재면 더 정확합니다.
-
가슴 둘레: 가슴이 가장 넓은 부분을 기준으로, 줄자를 수평으로 둘러서 잽니다. 숨을 너무 들이마신 상태나 너무 내쉰 상태보다는, 편안히 숨쉬고 있는 상태에서 재는 것이 좋습니다.
-
허리 둘레: 허리가 가장 잘록한 지점을 기준으로 줄자를 수평으로 둘러서 잽니다. 배를 일부러 내밀거나 집어넣지 말고, 편안한 상태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실제 착용감과 비슷해집니다.
-
팔 길이: 목덜미 중앙에서 시작해 어깨를 지나, 팔을 살짝 굽힌 상태로 팔꿈치를 거쳐 손목까지 잽니다. 브랜드에 따라 어깨점부터 팔 길이를 재는 경우도 있으니, 제품 상세 설명을 보고 기준을 맞추면 더 좋습니다.
-
등 길이: 목덜미 중앙에서 허리선까지 길이를 잽니다. 상의 길이가 어느 정도면 좋은지 감을 잡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몸 치수를 재는 것과 함께, 평소 가장 편하게 잘 입는 티셔츠를 꺼내서 옷 자체의 치수를 재보는 방법도 좋습니다. 바닥에 평평하게 펼쳐놓고 다음 부분을 재볼 수 있습니다.
-
가슴 단면: 겨드랑이 바로 아래 부분을 기준으로 왼쪽 끝에서 오른쪽 끝까지 길이를 잽니다. 이 길이를 두 배로 하면 대략적인 가슴 둘레에 해당합니다.
-
총장: 옷의 어깨 윗부분(목둘레 바로 아래)에서 밑단까지 길이를 잽니다.
-
소매 길이: 어깨선부터 소매 끝까지 길이를 잽니다.
이렇게 재어둔 자신의 몸 치수와, 잘 맞는 옷의 치수를 함께 기억해두면, 코오롱스포츠 로카티를 포함해 여러 브랜드의 사이즈 차트를 볼 때 훨씬 선택이 쉬워집니다.
코오롱스포츠 사이즈 표 제대로 보는 방법
코오롱스포츠 공식 사이트나 제품 상세 페이지에는 대부분 사이즈 정보가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여기에는 보통 두 가지 방식의 숫자가 등장합니다. 하나는 신체 치수 기준, 다른 하나는 제품 실제 치수입니다. 이 둘을 구분해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먼저, 제품이 남성용인지 여성용인지부터 확인합니다. 같은 M 사이즈라도 남성용과 여성용의 가슴 폭, 어깨 너비, 허리 라인이 다르게 설계됩니다.
그 다음 아래 두 가지 항목을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
신체 치수(권장): 이 사이즈가 대략적으로 어떤 체형의 사람에게 맞는지를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예를 들어 “가슴 둘레 95~100cm 권장”과 같이 표시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실제 가슴 둘레와 비교해 어느 범위에 들어가는지 보면 됩니다.
-
제품 치수(실측): 옷 자체를 펴놓고 잰 실제 길이입니다. 가슴 단면, 어깨 너비, 소매 길이, 총장 등이 적혀 있습니다. 이 값은 앞에서 재보았던 “내가 잘 입는 티셔츠의 치수”와 직접 비교하기 좋습니다.
코오롱스포츠는 전반적으로 크게 튀지 않는 정사이즈에 가까운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모델에 따라 핏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슬림핏 디자인인 경우 같은 M이라도 몸에 더 밀착되게 설계되어 있어서, 평소 입는 사이즈보다 타이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제품 설명에서 “슬림핏”, “레귤러핏”, “루즈핏” 같은 표현이 있다면 꼭 확인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같은 M 사이즈라도 핏에 따라 느낌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구매 후기를 통해 실제 느낌 살펴보기
사이즈 표만으로는 느껴지지 않는 부분을 채워주는 것이 실제 구매자들의 후기입니다. 특히 온라인으로만 보고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후기 내용을 꼼꼼히 읽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후기에서 이런 표현들을 눈여겨볼 만합니다.
-
“정사이즈 같다” 혹은 “반 사이즈 작게 느껴진다”, “한 사이즈 크게 사길 잘했다” 같은 문장
-
“팔 길이가 길게 나왔다”, “품이 넉넉하다”, “어깨가 좁게 나왔다” 등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이 어떤지 설명한 후기
-
본인 키와 몸무게, 평소 입는 사이즈를 함께 적어둔 후기
특히 자신의 체형과 비슷한 사람의 후기가 있다면 상당히 참고가 됩니다. 예를 들어 “키 170에 65kg인데 M이 딱 맞는다”, “평소 95 입는데 이 제품은 100이 편했다” 같은 글은 실제 착용 느낌을 짐작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원단의 신축성과 두께 고려하기
로카티는 대부분 흡습·속건 기능이 좋고 신축성이 있는 기능성 원단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모든 모델이 똑같은 소재를 쓰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재질과 두께에 따라 사이즈 선택의 기준도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점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
신축성이 좋을수록 약간 더 몸에 붙게 입어도 움직임이 제한되지 않습니다. 베이스 레이어 용도라면 이런 신축성 좋은 소재일수록 슬림한 사이즈를 선택해도 크게 불편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
반대로 신축성이 거의 없는 소재라면, 너무 몸에 딱 맞게 고르면 팔을 들거나 몸을 비틀 때 당기는 느낌이 강하게 올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한 치수 여유 있게 고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원단 두께도 중요합니다. 두꺼운 소재는 같은 사이즈라도 더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고, 여러 겹을 겹쳐 입을 때 부피감이 생깁니다. 얇은 여름용 소재라면 같은 사이즈라도 조금 더 가볍고 자유로운 느낌이 납니다.
제품 상세 설명에 적힌 원단 혼용률(예: 폴리에스터, 폴리우레탄 등)을 확인해보면 신축성 정도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습니다. 폴리우레탄(스판덱스)이 일정 비율 들어 있으면 일반적으로 더 잘 늘어나는 편입니다.
남성용과 여성용의 차이 이해하기
로카티는 남성용, 여성용이 구분되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히 색상만 다른 것이 아니라, 몸의 형태에 맞춰 패턴이 다르게 설계됩니다.
남성용은 보통 어깨와 가슴, 품이 더 넓게 나오고, 전체적으로 곧은 라인에 가깝습니다. 반면 여성용은 허리 라인이 살짝 들어가 있거나, 어깨와 가슴 부분이 남성용보다 조금 더 슬림하게 설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어깨가 넓거나 허리 라인이 너무 드러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여성분이라도 남성용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아주 슬림한 핏을 좋아하는 경우 체형에 따라 여성용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다만 이런 선택을 할 때는 어깨 너비, 가슴 둘레 차이를 꼭 비교해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직접 매장에서 입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
온라인 정보와 후기는 많은 도움을 주지만, 몸에 닿는 촉감, 실제 움직일 때의 편안함까지 완전히 알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코오롱스포츠 매장에 직접 가서 로카티를 입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매장에서 입어볼 때는 단순히 거울만 보지 말고, 팔을 앞으로 뻗어보고, 위로 들어보고, 허리를 살짝 숙여보는 등 실제 활동에서 할 법한 동작을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어깨, 겨드랑이, 등, 허리, 소매 끝 부분이 어디 하나 지나치게 당기거나 말려 올라가지 않는지 확인해보면 됩니다.
또한 안에 무엇을 입을지까지 생각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에 얇은 이너를 항상 입는 편이라면, 그 상태를 기준으로 옷을 고르는 편이 실제와 가깝습니다.
실제 상황을 떠올리며 사이즈를 정리해보기
마지막으로, 여러 정보를 한 번에 정리해 볼 수 있도록 몇 가지 상황을 떠올려볼 수 있습니다.
-
땀을 많이 흘리는 격한 활동을 할 때, 속에 받쳐 입을 용도로 로카티를 고른다면 몸에 상당히 밀착되는 슬림한 사이즈를 고려하는 편이 좋습니다. 다만 후기를 참고해 유난히 타이트하다는 말이 많다면, 자신의 정사이즈와 한 단계 위 사이즈를 둘 다 입어보고 결정하는 것도 좋습니다.
-
평소에 단품으로 입고 다니면서 가끔은 얇은 이너 위에 입고 싶은 경우라면 정사이즈를 기본으로 생각하되, 아주 넉넉한 느낌을 좋아한다면 한 단계 위 사이즈도 함께 비교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
평소 입는 상의 사이즈가 애매한 편이라 “두 사이즈 사이에 끼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면, 베이스 레이어는 작은 쪽, 단품이나 미드 레이어는 큰 쪽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나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숫자만 믿기보다는, 자신의 활동 스타일과 체형, 옷을 입었을 때 원하는 느낌을 함께 떠올리며 고르는 일입니다. 몸 치수, 평소 잘 맞는 옷의 실측, 공식 사이즈 표, 후기, 원단 특성, 핏 정보까지 차근차근 살펴보면, 로카티 한 벌을 고를 때에도 꽤 만족스러운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