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대만을 갔을 때 계산대 앞에서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메뉴판에 적힌 숫자는 분명히 100, 250 같은 익숙한 모양인데, 머릿속에서는 “이게 한국 돈으로 얼마지? 비싼 건가, 싼 건가?” 하는 생각만 빙빙 돌았습니다. 주머니 속에는 빨갛고 파란 지폐랑 낯선 동전들이 잔뜩 있는데, 어느 게 얼마짜리인지 감이 안 오니 계산할 때마다 괜히 긴장이 되었습니다. 그때 조금만 미리 공부해 두었으면 더 편하게 여행할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나중에 들었습니다.
대만 돈이라고 하면 보통 “대만 달러”라고 부르지만, 정식 이름은 “신 타이완 달러(New Taiwan Dollar)”입니다. 한국 돈을 원이라고 부르듯, 대만에서는 元(위안), 圓(위안, 전통 한자), 그리고 일상에서는 塊(콰이)라는 말을 씁니다. ‘콰이’는 영어로 bucks, 한국어로는 “몇 천원” 할 때 그 “원”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잘 됩니다. 실제로는 角(쟈오), 分(펀) 같은 더 잘게 나누는 단위도 있지만, 요즘 시중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고, 편의점이나 식당에서 보는 금액은 대부분 1 NT$ 단위부터 시작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대만 달러 기본 정보와 단위
대만에서 사용하는 공식 화폐 이름은 신 타이완 달러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표기는 TWD 또는 NT$입니다. 편의점 영수증이나 영문 표기 가격표에서 이 기호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통화 단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기본 단위: 元, 圓 (위안/원) – 공식적인 표현
- 일상 표현: 塊 (콰이) – 말로 할 때 가장 많이 쓰는 표현
- 보조 단위: 角(쟈오, 1/10 위안), 分(펀, 1/100 위안) – 실생활에서는 거의 안 쓰이고, 사실상 1 NT$가 최소 단위처럼 사용됩니다.
실제로 현지에서 가격을 말할 때는 “삼백 위안”, “오백 콰이”처럼 숫자에 위안이나 콰이를 붙여서 읽습니다. 가게 직원도 “이빠이 콰이(一百塊)”처럼 자연스럽게 콰이를 많이 씁니다.
대만 지폐 종류와 특징
대만 지폐는 색깔과 금액이 꽤 뚜렷해서 한 번 익혀 두면 헷갈리지 않습니다. 다만 200 NT$와 2000 NT$는 발행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자주 보기 어렵습니다. 여행 중에 가장 자주 마주치는 지폐를 중심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 100 NT$: 빨간색 계열, 아주 자주 쓰입니다. 편의점, 야시장 어디에서나 보이는 가장 친숙한 지폐입니다.
- 500 NT$: 갈색·청록색 계열, 꽤 자주 쓰입니다. 식사나 간단한 쇼핑을 할 때 딱 쓰기 좋은 단위입니다.
- 1000 NT$: 파란색 계열, 고액권이지만 사용 빈도가 높습니다. 환전하면 이 지폐로 많이 받게 됩니다.
- 200 NT$: 초록색 계열, 존재는 하지만 시중에서 보기 힘든 편입니다.
- 2000 NT$: 보라색 계열, 역시 잘 돌지 않아서 여행 중에 써볼 일이 많지 않습니다.
편의점이나 소규모 가게에서는 2000 NT$ 지폐를 내면 거스름돈이 부족해서 난감해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환전할 때 1000, 500, 100 단위를 골고루 섞어서 받는 것이 사용하기 훨씬 편합니다.
대만 동전 종류와 구분법
동전은 색과 크기만 기억해도 웬만큼 구분이 됩니다. 사용 빈도는 1, 5, 10, 50 NT$가 높고, 20 NT$ 동전은 상대적으로 보기 드뭅니다.
- 1 NT$: 은색, 작고 가벼운 동전입니다.
- 5 NT$: 은색, 1 NT$보다 조금 크고 두껍습니다.
- 10 NT$: 은색 바탕에 테두리가 약간 노르스름해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 20 NT$: 금색, 실제로는 잘 돌지 않는 편이라 여행 중에는 많지 않을 수 있습니다.
- 50 NT$: 금색, 꽤 크고 눈에 잘 띄어서 한 번 보면 기억하기 쉽습니다.
지하철 자동발권기나 자판기에서는 1, 5, 10, 50 NT$ 동전을 주로 받는다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잔돈이 생기면 지하철 이용이나 편의점 결제 때 의식적으로 조금씩 쓰면 지갑이 무거워지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대만 돈 읽는 법과 말하기
금액을 실제로 어떻게 읽는지 감을 잡아두면, 메뉴판을 보면서 머릿속으로 자연스럽게 따라 읽을 수 있어서 도움이 됩니다. 숫자 자체는 한국어로 읽어도 되지만, 현지식 표현도 함께 익혀 두면 편합니다.
- NT$100: “백 위안” 또는 “백 콰이”
- NT$520: “오백이십 위안” 또는 “오백이십 콰이”
- NT$1,500: “천오백 위안” 또는 “천오백 콰이”
- NT$1,520: “천오백이십 위안” 또는 “천오백이십 콰이”
한국어로 말할 때는 “대만 돈 천오백 원 정도” 혹은 “대만 달러 천오백”처럼 말해도 괜찮습니다. 현지에서 계산할 때는 굳이 ‘위안’까지 붙이지 않고 숫자만 이야기해도 보통 알아듣습니다. 예를 들어 계산대에서 “이빠이(一百)”라고만 말해도 전혀 문제 없습니다. 좀 더 자연스럽게 말하고 싶다면 끝에 콰이를 붙여서 “이빠이 콰이”처럼 말하면 됩니다.
대만 달러 환율, 어디서 어떻게 확인할까
환율은 하루에도 몇 번씩 조금씩 바뀌기 때문에, 여행을 준비할 때와 실제 출국 직전에 한 번씩은 꼭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략적인 수준은 “1 NT$가 40원대”라는 정도로 기억해 두면 되고, 정확한 수치는 그날그날 다시 보면 됩니다.
환율을 확인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국내 은행 앱이나 웹사이트에서 ‘현찰 사실 때’ 항목으로 TWD 환율 보기
- 포털 사이트 금융 메뉴에서 ‘대만 달러 환율’ 검색
- 해외 환율 계산 앱 사용
환전을 실제로 할 때 기준이 되는 것은 “현찰 살 때 환율”입니다. 단순한 숫자놀음이 아니라, 내가 원화를 내고 실제로 대만 달러 지폐를 받아올 때 적용되는 숫자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대만 달러와 원, 기본 환율 계산 방법
예를 들어 1 NT$ = 42원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실제 환율은 그때그때 다르니, 이 숫자는 계산 연습을 위한 예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원화를 대만 달러로 바꾸려면 이렇게 계산합니다.
- 필요한 원화 = 원하는 대만 달러 금액 × (1 NT$당 원화 환율)
- 예: 100 NT$가 필요하다면 → 100 × 42 = 4,200원
- 예: 1,000 NT$가 필요하다면 → 1,000 × 42 = 42,000원
반대로, 대만에서 가격을 보고 “이게 한국 돈으로 얼마일까?” 하고 계산해 보고 싶을 때도 방식은 같습니다.
- 원화로 환산한 금액 = 표시된 대만 달러 금액 × (1 NT$당 원화 환율)
- 예: 120 NT$짜리 음료 → 120 × 42 = 5,040원 정도
실제 결제 때는 카드 수수료나 환전 수수료가 조금 더해지긴 하지만, 여행하면서 “비싼지 싼지 감만 잡고 싶다”는 상황에서는 이 정도 계산이면 충분합니다.
현장에서 바로 쓰는 빠른 환율 암산 요령
대만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매번 휴대폰 계산기를 꺼내기 귀찮을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 쓸 수 있는 간단한 요령 몇 가지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최근 몇 년 기준으로 1 NT$가 대략 40~45원 사이에서 움직이는 경우가 많으니, 이 범위에 맞춰서 생각하면 계산이 한결 쉬워집니다.
곱하기 40 또는 45로 대략 계산하기
자기가 환전할 때 봤던 환율에 가깝게, 머릿속에서 적당한 숫자를 하나 정해 두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 1 NT$가 42원쯤이었다면, 계산할 때는 40 또는 45 중에 하나를 기준으로 쓰는 식입니다.
- 100 NT$ → 100 × 40 = 약 4,000원
- 500 NT$ → 500 × 40 = 약 20,000원
- 80 NT$ → 80 × 40 = 약 3,200원
1 NT$가 42원쯤일 때 조금 더 정확하게 맞추고 싶다면 “40을 곱한 뒤에 대략 10% 정도를 더한다”라고 생각해도 됩니다. 예를 들어 100 NT$면
- 100 × 40 = 4,000
- 4,000의 10% = 400
- 4,000 + 400 = 4,400 → 실제 100 × 42 = 4,200이니 대략 비슷한 수준입니다.
실제 금액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이 정도면 괜찮다”, “생각보다 비싸다” 같은 감을 잡기에는 충분합니다.
0 하나 떼고 4를 곱하는 초간단 계산법
머릿속 계산을 더 단순하게 만들고 싶다면 1 NT$ ≈ 40원이라고 가정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때 쓸 수 있는 요령은 “마지막 0을 하나 떼고 4를 곱한 다음, 뗀 0을 다시 붙이는 것”입니다.
- 100 NT$: 100에서 0 하나 떼면 10 → 10 × 4 = 40 → 다시 0 하나 붙이면 4,000원
- 1,500 NT$: 1500에서 0 하나 떼면 150 → 150 × 4 = 600 → 다시 0 하나 붙이면 60,000원
이 방법은 환율이 정말 1 NT$ = 40원에 가까울 때 특히 편합니다. 만약 환율이 43원처럼 40보다 많이 높다면, 이 계산법으로 나온 값이 실제보다 조금 적게 나오니 “이 정도에서 약간 더 비싸다”라고 느끼면 됩니다.
환전할 때 알아두면 좋은 실전 팁
환율 숫자만 아는 것보다, 실제로 돈을 바꾸고 쓰는 과정에서 어떤 점을 신경 써야 하는지 함께 알면 훨씬 덜 헤매게 됩니다.
환율 우대와 환전 시점
국내 은행 앱이나 인터넷뱅킹으로 미리 환전 신청을 하면 창구에서 그냥 바로 바꾸는 것보다 환율 우대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리 예약해 두면 공항에서 허겁지겁 바꾸느라 정신없는 일을 줄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TWD는 미리 준비된 재고가 부족한 지점도 있으니, 출국 며칠 전에는 신청을 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지폐는 큰 금액과 작은 금액을 섞어서 준비하기
환전을 하면 보통 1000 NT$짜리 파란 지폐를 여러 장 받게 되는데, 이 돈만 잔뜩 들고 야시장에 가면 곤란해질 수 있습니다. 길거리 음식이나 소규모 가게에서는 거스름돈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능하다면 환전할 때부터 100 NT$, 500 NT$ 같이 작은 단위도 함께 달라고 부탁하는 편이 좋습니다. 이미 큰 지폐로만 갖고 있다면, 편의점이나 대형 마트에서 일부러 한 번에 조금 크게 결제해서 잔돈을 섞어 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현금과 신용카드, 어떻게 나눠 쓰면 좋을까
대만은 카드 사용이 점점 늘고 있지만, 여전히 현금을 꼭 써야 하는 곳이 많습니다. 교통카드 충전, 전통시장, 야시장, 작은 카페나 노점에서는 현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 현금이 유리한 곳: 야시장, 노점, 일부 버스 요금, 작은 간식 가게 등
- 카드가 편한 곳: 백화점, 대형 마트, 체인 카페, 체인 식당, 관광지 입장권 등
해외 결제가 가능한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준비하면, 고액 결제는 카드로 하고 소액 결제는 현금으로 처리하는 방식이 효율적입니다. 다만 카드마다 해외 결제 수수료나 해외 인출 수수료가 다르니, 출국 전에 한 번은 꼭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선불형 해외 카드와 ATM 활용
요즘에는 해외에서 쓸 수 있는 선불형 카드, 예를 들면 외화 충전 후 결제나 인출이 가능한 카드 서비스들이 많습니다. 이 카드들은 환율 우대가 좋거나 ATM 인출 수수료가 저렴한 경우가 있어서, 현지에서 추가로 현금을 뽑고 싶을 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ATM이 외국인 카드에 친절한 것은 아니고, 각 은행 ATM마다 수수료 정책이 다를 수 있습니다. 현지에서 표지판을 잘 보고, 해외 카드 사용 가능 표시를 확인한 뒤 사용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중 환전은 가급적 피하기
간혹 “원화를 먼저 달러로 바꾼 다음에, 대만에서 다시 달러를 대만 달러로 바꾸면 더 이득이지 않을까?”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수수료를 두 번 내는 셈이 되어서 손해입니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한국에서 바로 원화를 대만 달러로 바꾸는 편이 일반적으로 훨씬 효율적입니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대만 달러의 모양, 읽는 법, 환율 계산 방법까지 한 번에 정리해 두면, 현지에서 계산대 앞에 서 있을 때 마음이 훨씬 여유로워집니다. 메뉴판을 보면서도 자연스럽게 “이 정도면 괜찮은 가격이네”라고 판단하면서 여행 자체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