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에 돈이 없는 줄 알았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잔액 밑에 ‘마이너스 한도 ○○만원’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온 적이 있습니다. 당장 급하게 쓸 돈이 생기면 도움이 될 것 같아 반가우면서도, 이게 정말 괜찮은 건지, 이자(금리)는 얼마나 되는지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주변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똑같이 마이너스통장을 쓰고 있어도 어떤 사람은 이자가 적게 나가고, 어떤 사람은 꽤 많이 내고 있었습니다. 그 차이가 어디서 생기는지 궁금해져서 하나씩 찾아보다 보니, 마이너스통장을 고를 때 꼭 알아둬야 할 것들이 꽤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마이너스통장은 쉽게 말해서 ‘통장에 빌릴 수 있는 한도를 먼저 정해두고, 그 한도 안에서 자유롭게 빌렸다 갚았다 할 수 있는 대출’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한도를 정할 때와 실제로 이용할 때 붙는 금리가 사람마다, 은행마다 상당히 다르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단순히 “어느 은행이 최저 금리인가요?”라고 묻기보다, 어떤 기준으로 금리가 정해지는지 이해하고, 여러 곳을 비교해서 나에게 맞는 조건을 찾는 과정이 더 중요합니다.

아래에서 마이너스통장 금리에 영향을 주는 요소부터, 실제로 최저 수준의 금리를 찾기 위해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그리고 사용할 때 조심해야 할 점까지 차근차근 정리해보겠습니다.

마이너스통장 금리, 어떤 기준으로 정해질까

마이너스통장의 금리를 정하는 요소는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주로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함께 작용합니다.

첫째, 신용점수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NICE와 KCB 같은 신용평가사가 개인의 신용점수를 관리합니다. 카드값을 제때 내고, 연체 없이 금융생활을 해온 기간이 길수록 점수가 높게 나오고, 이 점수가 높을수록 은행은 “이 사람은 돈을 잘 갚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더 낮은 금리를 제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 은행의 자체 기준과 기준금리입니다. 같은 사람이라도 A은행과 B은행에서 제시하는 금리가 다를 수 있습니다. 각 은행은 자체적으로 위험을 평가하는 방식이 있고, 거기에 금융시장의 기준금리(예를 들어 코픽스 등)와 은행이 붙이는 가산금리를 더해 최종 금리를 만듭니다. 그래서 “어디가 무조건 싸다”라고 말하기는 어렵고, 직접 비교해보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셋째, 소득과 재직 정보입니다. 안정적으로 급여를 받는 직장인이거나, 같은 직장에서 오래 근무하고 있을수록 은행 입장에서는 위험이 낮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한도나 금리에서 유리한 조건이 나올 수 있습니다. 반대로 소득이 일정하지 않거나 증빙이 어려우면 금리가 다소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넷째, 주거래 은행과의 관계입니다. 평소 급여 이체를 받고, 체크카드나 신용카드를 꾸준히 쓰고, 자동이체나 예·적금까지 이용하고 있다면 이 은행이 ‘주거래 은행’이 됩니다. 많은 은행이 이런 고객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합니다. 즉, 기본 금리에서 몇 퍼센트포인트를 빼주는 방식으로 혜택을 주는 것입니다.

다섯째, 상품의 종류입니다. 같은 마이너스통장이라도 ‘직장인 전용’, ‘전문직 전용’처럼 상품이 나뉘어 있는 경우가 있고, 상품별로 금리와 한도, 조건이 다릅니다. 직장인 전용 상품이 일반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낮게 나오기도 하고, 반대로 조건이 까다로운 대신 더 좋은 금리를 주는 상품도 있습니다.

나에게 유리한 마이너스통장 찾기, 실제 순서대로 정리

1. 가장 먼저, 본인 신용점수부터 확인하기

마이너스통장을 고민하기 전에 해야 할 일은 본인의 신용점수를 정확히 아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거의 모든 은행이 이 점수를 기준으로 한도와 금리를 정하기 때문입니다. 신용점수는 금융앱이나 신용평가사 서비스를 통해 무료로 확인할 수 있고, 단순 조회만으로 점수가 떨어지지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서비스들이 신용점수 조회를 제공합니다.

  • 토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국내 주요 간편결제·금융 앱
  • NICE, 올크레딧(KCB) 등 신용평가사에서 운영하는 서비스

이곳에서 점수를 확인하고, 신용등급이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혹시 이상한 연체 기록은 없는지 먼저 점검해두면 이후 대출 비교를 할 때 기준을 잡기 수월합니다.

2. 금융상품 비교 서비스를 활용해 여러 은행 한 번에 보기

예전에는 마이너스통장 하나 만들려 해도 은행 홈페이지를 일일이 들어가거나, 직접 창구를 찾아다니며 비교해야 했습니다. 요즘에는 다양한 금융상품 비교 서비스가 생겨서, 한 번 정보 입력으로 여러 기관의 조건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비교 서비스의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본인의 신용 정보와 소득 정보를 토대로 실제 적용 가능성이 높은 예상 금리를 여러 금융기관에서 한 번에 볼 수 있습니다.
  • 각 상품의 기본 금리와 우대금리 조건, 예상 한도 등을 표처럼 비교할 수 있어, 어느 정도 수준이 ‘나에게 가능한 최저 금리’인지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 하나하나 은행 앱을 설치하거나, 로그인할 필요 없이 비교가 가능해 시간과 수고를 줄여줍니다.

다만 비교 서비스에 나온 금리는 ‘예상치’인 경우가 많고, 최종 심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비교를 통해 대략적인 후보를 추려놓고, 이후 각 은행에서 다시 세부 조건을 확인하는 식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은행 앱·웹에서 직접 상품 조건 꼼꼼히 보기

비교 서비스를 통해 대략적인 후보를 찾았다면, 이제는 관심 있는 은행의 앱이나 웹사이트에서 자세한 상품 설명을 직접 읽어볼 차례입니다. 특히 평소 주로 거래하던 은행은 반드시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주거래 실적에 따라 비교 서비스에서 보지 못한 추가 우대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요 시중은행으로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SC제일은행 등이 있고, 인터넷전문은행으로는 카카오뱅크, K뱅크, 토스뱅크 등이 있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비대면으로 신청과 심사가 진행되는 만큼, 비교적 간편하고 금리 경쟁도 치열하게 하는 편이라 많은 사람이 함께 비교해보곤 합니다.

은행별로 확인해야 할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기본 금리: 추가 조건 없이 적용되는 출발 금리입니다.
  • 우대금리 조건: 급여 이체, 카드 사용, 자동이체, 예·적금 가입, 특정 서비스 이용 등으로 받을 수 있는 금리 인하 폭입니다.
  • 총 예상 금리: 기본 금리에서 우대금리를 빼고 실제로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금리입니다.
  • 대출 한도: 최대 얼마까지 마이너스 한도를 열어주는지, 최소 이용 금액은 있는지 등입니다.
  • 신청 대상과 자격: 연 소득 기준, 재직 기간, 나이, 직장 형태(정규직, 계약직, 프리랜서 등)에 따른 조건입니다.

같은 금리라도 한도나 사용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금리만 보고 선택”하기보다 여러 요소를 함께 보아야 실제로 불편하지 않고 유리한 선택이 됩니다.

4. 주거래 은행의 숨은 우대조건 챙기기

많은 사람이 놓치는 부분이 바로 주거래 은행의 우대 조건입니다. 예를 들어, 급여를 계속 이 은행으로 받고 있다면, 혹은 신용카드 실적이 일정 기준 이상이라면, 또 자동이체로 공과금을 내고 있다면 추가로 금리를 깎아주는 식입니다.

이때 중요한 점은 “지금은 실적이 없더라도, 앞으로 실적을 쌓으면 우대가 적용되는지”를 함께 보는 것입니다. 어떤 은행은 대출 실행 시점의 실적만 보지만, 어떤 곳은 앞으로 3개월 혹은 6개월 동안 조건을 채우면 우대가 적용되도록 설계해두기도 합니다. 이런 부분까지 꼼꼼히 읽어보면, 처음에 보았던 금리보다 실제로는 더 낮은 금리로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마이너스통장 개설할 때 준비해야 할 것들

마이너스통장을 신청할 때 필요한 서류는 은행과 상품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필요합니다.

  • 신분증: 주민등록증 또는 운전면허증 등 본인 확인을 위한 서류입니다.
  • 소득 증빙 서류: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급여명세서, 소득금액증명원 등 실제로 얼마나 벌고 있는지를 증명하는 서류입니다.
  • 재직 증빙 서류: 재직증명서,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 등 현재 어디에서 일하는지, 근무 기간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기 위한 서류입니다.

요즘에는 이런 서류들을 인터넷으로 바로 제출할 수 있게 해둔 은행이 많습니다. 다만, 일부 상황에서는 직접 출력해 사진이나 스캔본으로 제출해야 할 수도 있으니, 은행 앱에서 신청을 시작하기 전에 어떤 서류가 필요한지 미리 살펴보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마이너스통장을 쓰기 전 꼭 알아야 할 점

1. 신용점수에 미치는 영향 이해하기

마이너스통장은 승인되는 순간, 통장에 실제로 돈을 빼 쓰지 않았더라도 일정 한도만큼 ‘신용대출 가능액’을 가진 것으로 기록됩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언제든지 저 한도만큼 빌려갈 수 있는 사람”으로 보는 것이기 때문에, 신용점수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한도 대부분을 계속 사용하고 있거나, 이자를 제때 내지 않고 연체가 발생하면 신용점수가 더 크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습관이 중요합니다.

  • 가능하면 한도 전체를 꽉 채우기보다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기
  • 이자 납입일을 확인하고, 연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잔액을 채워두기
  • 사용한 금액이 생기면 여유가 생길 때마다 조금씩이라도 상환해 잔액을 줄이기

2. 이자가 어떻게 계산되는지 알고 쓰기

마이너스통장은 ‘통장에 찍힌 마이너스 잔액’에 대해 하루 단위로 이자가 계산됩니다. 예를 들어, 한 달 내내 -100만원을 유지한 것과, 며칠만 -100만원을 쓰고 바로 갚은 것은 이자가 크게 다릅니다. 이런 구조 때문에 필요할 때만 잠깐 빌리고, 가능한 빨리 상환하는 방식으로 쓰면 이자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금리뿐 아니라 이자가 언제 출금되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대부분 매달 정해진 날짜에 이자가 빠져나가는데, 이때 통장에 돈이 없으면 그 자체가 또다시 연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한도는 넉넉하면 좋을까, 꼭 그렇지는 않다

처음 마이너스통장을 만들 때는 “가능하면 한도를 크게 받아두면 든든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 쉽습니다. 하지만 한도가 너무 크면, 실제로 쓰지 않아도 심리적으로 여윳돈처럼 느껴져 과소비로 이어지기 쉽고, 신용평가에서도 ‘잠재적 빚’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정말로 필요한 금액이 어느 정도인지, 월 소득과 지출을 기준으로 무리 없이 갚을 수 있는 수준이 어디까지인지 스스로 계산해보고 그 안에서 한도를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수수료나 부대 비용도 함께 비교하기

마이너스통장은 일반 신용대출과 달리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상품이 많은 편입니다. 즉, 빌렸던 돈을 언제 먼저 갚아도 추가로 내는 수수료가 거의 없다는 뜻입니다. 덕분에 자주 쓰고 빨리 갚는 용도로는 제법 편리합니다.

하지만 인지세나 일부 부가 수수료가 붙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약정 기간, 한도 조정 시 조건 등도 은행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금리만 보고 선택하지 말고 약관을 한 번쯤 읽어보며 부수적인 비용이 있는지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5. 일반 신용대출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보기

마이너스통장이 항상 가장 유리한 선택은 아닙니다. 일반 신용대출은 필요한 돈을 한 번에 받아서, 정해진 기간 동안 원금과 이자를 나누어 갚는 방식입니다. 이 경우 마이너스통장보다 금리가 더 낮게 나오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대신 일반 신용대출은 중간에 한꺼번에 갚을 때 중도상환수수료가 붙을 수 있고, 빌린 날부터 전액에 대해 이자가 계산되기 때문에 “필요한 순간에 잠깐만 빌렸다가 바로 갚는 용도”에는 마이너스통장이 더 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정리해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 자주 입출금이 생기고, 필요할 때만 단기간 조금씩 빌려 쓰려면 마이너스통장이 편리합니다.
  • 큰돈을 한 번에 빌려 몇 년에 걸쳐 차근차근 갚을 계획이라면 일반 신용대출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돈을 쓰려는 목적과 기간을 먼저 생각하고, 그에 맞는 방식이 무엇인지 따져본 뒤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