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친구들과 마인크래프트를 같이 해보려고 했을 때, 어떤 메뉴를 눌러야 할지조차 헷갈렸습니다. 싱글 플레이만 하다가 멀티플레이를 시도해 보니, 렐름이니 서버니 포트 포워딩이니 낯선 말들이 한꺼번에 튀어나와서 머리가 복잡해졌습니다. 몇 번은 방법을 잘못 이해해서 접속이 안 되고, 괜히 인터넷 문제라고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차근차근 방법을 정리해 보니 생각보다 선택지가 분명해졌고, 상황에 따라 어떤 방식을 고르면 좋은지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새로운 친구에게 “어떻게 같이 들어와?”라고 질문을 받으면, 그 친구의 환경에 맞춰 차분히 설명해 줄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에서는 친구들과 함께 같은 월드에서 블록을 쌓고 탐험할 수 있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각 방법마다 장점과 단점이 다르고, 필요한 준비도 조금씩 다릅니다. 아래 내용을 천천히 따라가면서, 본인과 친구들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을 골라 보면 좋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들
어떤 방식으로 멀티플레이를 하든, 공통으로 준비해야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 부분이 틀리면 방법을 아무리 잘 따라 해도 접속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먼저, 모든 플레이어는 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 정품 계정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현재는 모장 계정이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으로 접속하는 방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런처에서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으로 로그인해 두어야 합니다. 정품 계정이 아니라면 공식 서버나 정식 멀티 시스템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
둘째, 같이 플레이할 친구들 모두가 같은 버전의 게임을 사용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은 1.20.4, 다른 사람은 1.21을 쓰고 있다면 대부분의 경우 함께 접속이 되지 않습니다. 마인크래프트 런처에서 설치 버전을 선택할 수 있으니, 약속한 버전으로 맞춰서 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가능한 한 안정적인 인터넷 환경에서 접속해야 합니다. 무선 인터넷이 너무 끊기거나 데이터가 자주 끊어지는 환경에서는 멀티플레이 중에 튕기거나 지연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직접 서버를 열거나 외부 호스팅 서버를 운영하는 사람은 업로드 속도와 안정성이 중요합니다.
공식 서비스: 마인크래프트 렐름 (Minecraft Realms)
여러 가지 방법 중에서 가장 간단하고 안정적인 방식은 마인크래프트에서 직접 제공하는 렐름 서비스입니다. 별도의 복잡한 설치 없이 게임 안에서 바로 설정할 수 있고, 관리도 쉽습니다.
렐름의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설치나 서버 프로그램 설정이 필요 없습니다. 게임 메인 화면에서 렐름 메뉴만 누르면 바로 신청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 렐름 서버는 항상 온라인 상태로 유지되기 때문에, 방을 만든 사람이 접속해 있지 않아도 다른 친구들이 자유롭게 들어갔다 나올 수 있습니다. 월드 백업 기능도 제공되기 때문에 실수로 월드를 망가뜨렸을 때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것도 가능합니다.
렐름 플러스 기준으로 동시에 최대 10명의 플레이어가 접속할 수 있습니다. 보통 친구들끼리 즐기기에는 충분한 인원입니다. 다만 이 서비스는 월별로 이용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유료 서비스입니다. 그리고 모드나 복잡한 플러그인을 자유롭게 설치하는 것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대규모 모드팩을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는 아쉬울 수 있습니다.
사용 방법은 비교적 단순합니다. 먼저 마인크래프트 런처를 실행해 게임에 들어갑니다. 메인 화면에서 “Minecraft Realms” 버튼을 선택하고, 안에서 새 렐름 생성을 진행합니다. 안내에 따라 구독을 신청하면 자신의 렐름이 만들어지고, 그 안에서 친구의 닉네임(마인크래프트 사용자명)을 추가해 초대할 수 있습니다. 초대받은 친구는 같은 메뉴에서 초대된 렐름을 골라 들어가면 됩니다.
외부 서버 호스팅 서비스 이용하기
조금 더 자유롭게 서버를 꾸미고 싶거나, 비용을 조절하면서 24시간 돌아가는 서버를 운영하고 싶다면 외부 호스팅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방식은 자신의 컴퓨터를 서버로 쓰지 않고, 다른 회사의 컴퓨터(서버)를 빌려 쓰는 방식입니다.
이 방법의 큰 장점은, 서버를 만드는 사람이 컴퓨터를 계속 켜 둘 필요가 없다는 점입니다. 호스팅 회사를 통해 만든 서버는 설정에 따라 항상 켜져 있거나, 웹에서 버튼만 누르면 언제든지 켤 수 있습니다. 또 플러그인이나 모드를 지원하는 서비스도 많아서, 스폰 보호, 미니게임, 다양한 설정 등 여러 기능을 추가하기에 편리합니다. 서버 성능과 최대 인원, 저장공간 등을 선택해 자신에게 맞는 요금제를 고를 수 있습니다.
단점으로는 대부분의 고성능 서비스가 유료라는 점이 있습니다. 또 서비스마다 관리 화면이나 사용법이 조금씩 달라서, 처음에는 사이트 설명을 차근차근 읽어봐야 합니다. 무료로 서버를 제공하는 곳도 있지만, 대기 시간이 길거나 광고가 많이 뜨는 등 제한이 있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무료로 서버를 만들어 주는 서비스들이 있습니다. 이런 곳에서는 회원 가입을 하고 서버를 생성한 뒤, 원하는 마인크래프트 버전을 지정하고 서버를 시작합니다. 그러면 서버 주소(IP와 포트)가 주어지는데, 이 주소를 친구들에게 알려주면 됩니다. 친구들은 게임 메인 화면에서 “멀티플레이”를 누르고 “서버 추가” 또는 “서버 직접 연결”을 선택한 뒤, 받은 주소를 입력해서 접속할 수 있습니다.
유료 호스팅 업체들은 더 높은 성능과 안정성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 수가 많거나 무거운 모드팩을 돌리고 싶을 때 적합합니다. 이런 서비스들은 보통 결제 후에 관리 페이지에 접속해 서버를 켜고 끄거나, 버전을 바꾸고, 모드와 플러그인을 설치할 수 있는 메뉴를 제공합니다. 역시 서버 주소를 친구들과 공유해 접속하게 하면 됩니다.
내 컴퓨터를 직접 서버로 만드는 방법
추가 비용을 최대한 줄이고 싶거나, 서버에 대한 세부 설정을 스스로 모두 조절해 보고 싶다면 자신의 컴퓨터를 서버로 쓰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 방식은 조금 복잡하고, 집 인터넷 환경이나 컴퓨터 사양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 공부할 마음이 필요합니다.
장점부터 보면, 별도의 월 이용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있습니다. 전기요금과 기존 인터넷 요금 외에 서버만을 위해 추가 지출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또 서버 설정 파일을 직접 수정하기 때문에, 허용 인원, 게임 모드, 난이도, 화이트리스트, PVP 여부 등 세세한 부분까지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점도 분명합니다. 가장 큰 벽은 포트 포워딩과 같은 네트워크 설정입니다. 공유기 관리자 페이지에 들어가 특정 포트를 여는 작업은 처음 해보는 사람에게 꽤 낯설고, 잘못 설정하면 접속이 안 됩니다. 게다가 서버를 열어둔 컴퓨터가 꺼지면 서버도 함께 꺼지기 때문에, 친구들이 언제나 들어올 수 있도록 하려면 컴퓨터를 계속 켜 두어야 합니다. CPU와 메모리 사양이 낮다면 플레이어 수가 조금 늘어나는 것만으로도 렉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과정을 큰 흐름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자바 런타임 환경이 제대로 설치되어 있어야 합니다. 마인크래프트 서버는 자바로 실행되기 때문에, 게임이 잘 돌아가더라도 서버 실행에 필요한 자바 버전이 맞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 다음, 마인크래프트 공식 사이트에서 자바 에디션 서버용 JAR 파일을 내려받습니다. 원하는 버전에 맞는 서버 파일을 받아야 게임 버전과 일치합니다. 새 폴더를 하나 만들고 그 안에 서버 JAR 파일을 넣은 뒤, 명령 프롬프트나 실행 스크립트를 이용해서 서버를 처음 실행합니다. 이때는 메모리 할당 옵션을 함께 적어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실행하면 서버 폴더 안에 여러 파일이 생기는데, 그중 eula.txt 파일을 열어 내용 중 eula=false를 eula=true로 바꾸고 저장해야 합니다. 이는 이용 약관에 동의하는 과정입니다. 그 뒤에 다시 서버를 실행하면 제대로 구동되면서, server.properties라는 설정 파일도 함께 생성됩니다.
server.properties를 열어보면 서버 이름, 포트 번호(기본 25565), 최대 인원, 난이도, 게임 모드, 온라인 모드 여부 등의 항목이 있습니다. online-mode를 true로 두면 정품 계정만 접속이 가능하므로, 보안을 위해 이 값을 true로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제 가장 어려운 단계인 포트 포워딩이 남습니다. 집에서 사용하는 공유기 모델에 따라 관리자 페이지에 접속하는 주소나 메뉴 이름이 다릅니다. 보통 웹 브라우저 주소창에 공유기 주소를 입력하고 관리자 계정으로 로그인한 뒤, ‘포트 포워딩’ 또는 비슷한 이름의 메뉴에서 25565 포트를 서버를 여는 컴퓨터의 내부 IP 주소로 연결해 주어야 합니다. 이때 TCP 또는 TCP/UDP 설정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윈도우 방화벽에서 25565 포트로 들어오는 연결을 허용하도록 규칙을 추가해야 할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가 제대로 설정되지 않으면 외부에서 서버로 접속이 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친구들에게는 자신의 공인 IP 주소를 알려줘야 합니다. 검색창에서 ‘내 IP’와 같은 키워드를 입력하면 현재 공인 IP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일반 가정용 인터넷은 공인 IP가 가끔씩 바뀌는 경우가 있어, 접속이 안 될 때는 다시 확인해서 알려줘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번거로움을 줄이고 싶다면 동적 DNS 서비스를 이용해 도메인 이름으로 접속하는 방법을 쓰기도 합니다.
같은 집이나 학교에서: LAN과 VPN 이용하기
멀리 떨어진 친구가 아니라, 같은 공간에 모여 있는 친구들끼리 빠르게 함께 플레이하고 싶을 때는 LAN 기능이 편리합니다. 또는 서로 집에 따로 있지만, LAN처럼 연결해 주는 프로그램(VPN)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LAN 기능은 같은 공유기나 같은 네트워크에 연결된 컴퓨터끼리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집에서 형제나 친구와 함께 하거나, 학교 컴퓨터실에서 연결된 여러 컴퓨터로 플레이할 때 쓰기 좋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먼저 한 사람이 싱글플레이 월드에 들어갑니다. 게임에서 ESC 키를 눌러 일시 정지 메뉴를 열고, “LAN 서버 열기”를 선택합니다. 여기에서 서바이벌, 크리에이티브 같은 게임 모드와 치트 허용 여부를 정한 뒤 “LAN 세계 시작”을 누릅니다. 그러면 채팅창에 “Local game hosted on port XXXX” 같은 문장이 뜨면서 포트 번호가 표시됩니다.
같은 네트워크에 있는 다른 친구들이 마인크래프트를 실행해 “멀티플레이” 메뉴로 들어가면, 잠시 후에 LAN 월드가 자동으로 목록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목록에 보이는 월드를 선택해 접속하면 됩니다. 만약 목록에 자동으로 안 뜬다면, “직접 연결”을 선택하고 호스트 컴퓨터의 내부 IP 주소와 포트 번호를 함께 입력하는 방식(예: 192.168.0.5:포트번호)으로 접속할 수 있습니다.
서로 떨어져 있지만 LAN 방식처럼 연결하고 싶을 때는 VPN 프로그램을 사용합니다. 예전에는 하마치 같은 프로그램이 널리 사용되었고, 지금도 비슷한 역할을 하는 프로그램들이 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은 인터넷을 통해 가상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주어서, 마치 모두가 같은 공유기에 연결된 것처럼 만들어 줍니다.
일반적인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모든 친구가 같은 VPN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계정을 만듭니다. 그 다음 한 사람이 새 네트워크를 만들고, 네트워크 이름과 비밀번호를 다른 친구들에게 알려 가입하게 합니다. 이렇게 해서 모두가 같은 가상 네트워크 안에 들어가면, 각자의 VPN 프로그램 화면에 서로의 가상 IP 주소가 표시됩니다.
이 상태에서 한 사람이 마인크래프트에서 싱글플레이 월드를 열고, 아까와 같은 방법으로 “LAN 서버 열기”를 합니다. 그 다음 다른 친구들은 게임 내 “멀티플레이”에서 “서버 직접 연결”을 선택하고, 호스트의 VPN IP 주소와 포트 번호를 입력해 접속하면 됩니다.
이 방식은 집 공유기에서 포트 포워딩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편리하지만, 추가 프로그램 설치가 필요하고, VPN 서버 상태나 인터넷 속도에 따라 지연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 프로그램 설정을 잘못하면 연결이 자꾸 끊기기도 하므로, 문제를 만났을 때 침착하게 하나씩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방식을 고르면 좋을지 생각해 보기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에서 친구들과 함께 플레이하는 방법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공식 렐름 서비스는 가장 간단하고 안정적이지만 유료이며, 외부 호스팅 서비스는 요금과 성능을 선택해 비교적 자유롭게 서버를 꾸밀 수 있습니다. 직접 서버를 여는 방식은 비용을 아끼고 설정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지만, 네트워크 지식이 필요하고 컴퓨터를 계속 켜 두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습니다. LAN과 VPN 방식은 방을 여는 사람만 준비가 되면 비교적 간단하지만, 동시에 접속할 수 있는 친구의 범위와 네트워크 상태에 따라 한계가 있습니다.
지금 자신이 어떤 환경에 있는지, 함께 놀고 싶은 친구는 몇 명인지, 유료 결제가 가능한지, 어느 정도까지 설정을 건드려 보고 싶은지 천천히 떠올려 보면, 자연스럽게 선택지가 좁혀집니다. 그런 다음, 선택한 방식에 맞춰 한 번만 제대로 설정해 두면, 그 이후에는 훨씬 편하게 친구들과 같은 월드에서 모험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