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싱가포르에 간다고 했을 때, 공항 도착 전에 휴대폰으로 뭔가를 미리 제출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꽤 당황했었습니다. 종이에 쓰던 예전 방식만 떠올랐는데, 이제는 입국 신고도 전부 온라인으로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괜히 실수할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해보니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았고, 한 번 과정을 익혀두니 다음에는 금방 끝내게 되었습니다. 그때 알게 된 내용을 정리해 두면 비슷한 상황에서 헤매지 않을 것 같아 차근차근 설명해 보려고 합니다.

싱가포르는 예전처럼 비행기에서 종이 입국 신고서를 나눠주지 않고, ‘SG Arrival Card’라는 전자 입국 신고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신고서는 건강 상태와 입국 정보를 함께 제출하는 용도이며, 단순한 카드 이상의 역할을 합니다. 싱가포르 시민권자나 영주권자, 외국인 방문객 구분 없이, 공항 입국 심사를 통과하는 사람이라면 거의 모두 작성해야 합니다. 다만 비행기를 갈아타기만 하고, 공항 밖으로 나가지 않는 환승 승객은 대상이 아닙니다.

작성 시점도 중요합니다. 싱가포르 도착일 기준 최대 3일 전부터 작성할 수 있고, 그 이전 날짜에는 시스템이 아예 접수를 받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1월 4일에 도착한다면 1월 1일 0시 이후부터 가능합니다. 미리 해두면 마음이 편하지만, 너무 일찍 하려다가 오류가 나면 괜히 불안해질 수 있어 이 기간을 지키는 것이 좋습니다. 또 하나 기억해야 할 점은, SG Arrival Card 자체는 무료라는 점입니다. 검색을 하다 보면 돈을 받으면서 대신 신청해 준다고 광고하는 사이트들이 보이는데, 이런 곳은 공식 기관이 아니므로 피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작성할 때 필요한 정보는 그리 복잡하지 않습니다. 여권, 항공편명, 싱가포르에서 머무를 숙소 주소, 이메일 주소 정도만 준비하면 대부분 해결됩니다. 휴대폰 번호는 선택 사항이지만, 긴급 상황에서 연락을 받게 될 수도 있으니 가능하면 적어두는 편이 좋습니다.

SG Arrival Card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SG Arrival Card는 단순히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갈 계획인지”만 묻는 서류가 아닙니다. 개인 정보, 여행 일정, 숙소, 최근 방문 국가, 건강 상태 등을 한 번에 입력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예전에는 건강 상태나 방문 국가를 따로 종이로 적는 경우도 있었지만, 지금은 이 카드 안에서 함께 처리합니다.

정리하자면 SG Arrival Card는 다음과 같은 기능을 합니다.

  • 입국 심사를 위한 기본 정보 제출
  • 최근 방문 국가 및 건강 상태 신고
  • 머무를 숙소 정보 제공

이 정보를 바탕으로 이민국은 입국 자격 확인, 체류 기간 검토, 필요 시 검역이나 추가 질문을 진행하게 됩니다. 그래서 “대충 적어도 되겠지” 하는 마음보다는, 여권에 적힌 내용과 최대한 똑같이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SG Arrival Card 작성 전 준비 사항

실제로 입력을 시작하기 전에, 다음 정도는 옆에 두고 시작하면 훨씬 수월합니다.

  • 여권: 영문 이름, 여권 번호, 만료일 확인용
  • 항공편 정보: 항공편명, 도착 예정 날짜, 출발 국가
  • 싱가포르 숙소 정보: 호텔 이름이나 주거지 주소, 우편번호
  • 이메일 계정: 확인 메일 수신 및 PDF 저장용

또한, 작성 가능한 기간(도착 3일 전부터)인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도착 날짜를 기준으로 3일을 세되, 시간대가 헷갈릴 수 있으니 달력으로 하루씩 차분히 세어 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작성 유형과 대상 선택하기

모바일로 접속하면 처음에 ‘개인 작성(Individual Submission)’과 ‘단체 작성(Group Submission)’ 중에서 고르게 됩니다. 혼자 여행하거나 한 사람의 정보만 입력하면 되는 경우에는 개인 작성으로 충분합니다. 가족이나 친척, 친구 여럿이 함께 움직이고 일정이 비슷하다면 단체 작성이 편리할 수 있습니다. 단체로 하더라도 각자의 여권 정보를 모두 제대로 입력해야 하니, 여권을 모아두고 진행하는 편이 좋습니다.

또한, 방문객 유형을 고르는 화면에서 대부분은 ‘Foreign Visitor’에 해당합니다. 싱가포르 시민권자나 영주권자는 다른 항목을 선택하게 되어 있으므로, 본인 신분에 맞게 선택해야 합니다.

개인 정보 입력 시 주의할 점

개인 정보 입력 단계에서는 여권에 적힌 내용을 그대로 옮겨 적는다는 생각으로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다음 항목들을 꼼꼼하게 봐야 합니다.

  • Full Name: 여권에 인쇄된 영문 이름 그대로 입력합니다. 성과 이름 순서를 바꾸지 않습니다.
  • Passport Number: 0(숫자 영)와 O(알파벳 오)를 섞어 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 Nationality: 국적에서 South Korea를 선택합니다.
  • Date of Birth, Passport Expiry Date: 일/월/년 순서로 표기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순서를 착각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 Country of Birth: 출생 국가로 South Korea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Email Address: 확인 메일을 받아야 하므로, 평소 자주 쓰는 주소를 정확히 적는 것이 좋습니다.

입력을 마친 뒤에는 화면에 보이는 내용과 여권을 한 번 더 비교해 보는 습관을 들이면, 뒤에서 오류 메시지를 만날 가능성을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여행 정보 입력과 날짜 설정

다음 단계에서는 여행 일정과 이동 수단에 대한 정보를 적게 됩니다.

먼저 싱가포르 도착 예정일을 입력합니다. 이 날짜 기준으로 SG Arrival Card가 유효해지며, 실제 입국 심사에서도 이 정보를 참고하게 됩니다. 출국 예정일은 선택 사항인 경우도 있지만, 일정이 정해져 있다면 함께 적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이동 수단은 대부분 비행기를 선택하게 됩니다. Mode of Travel에서 Air를 고른 뒤 Flight No.에 항공편명을 적습니다. 예를 들어 SQ600, KE641과 같은 형식입니다. 항공편명이 헷갈리면 전자 항공권이나 예약 내역에서 다시 확인해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Country of Last Embarkation은 싱가포르로 출발한 마지막 국가를 의미합니다. 인천에서 바로 싱가포르로 갔다면 South Korea를 선택하게 됩니다. 만약 다른 나라를 거쳐 출발했다면, 실제로 싱가포르행 비행기에 탑승한 공항이 있는 나라를 적어야 합니다. Country of Next Destination은 싱가포르 이후에 이동할 국가를 의미합니다.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다면 여기에도 South Korea를 선택하면 됩니다.

싱가포르 내 숙소 정보 정확히 적기

숙소 정보는 여행 계획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있어야 수월합니다. Type of Accommodation에서 머무를 곳의 유형을 고르게 됩니다.

  • Hotel/Hostel/Service Apartment: 검색 창에 호텔 이름을 입력하면 목록이 뜨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약한 호텔과 이름이 완전히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선택합니다.
  • Residential Address: 친구나 가족 집, 임시 거주지 등에 머무를 경우 상세 주소를 직접 적어야 합니다. 건물 번호, 거리 이름, 우편번호까지 포함해서 적는 것이 좋습니다.
  • Cruise: 크루즈 일정이 포함된 경우 해당 유형을 선택합니다.

주소를 적다 보면 글자 수 제한에 걸릴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건물 이름의 불필요한 단어를 줄이고, 약어를 적절히 활용해 핵심 정보 위주로 입력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Block” 대신 “Blk”, “Street” 대신 “St”처럼 줄여 쓰는 식입니다.

건강 신고와 최근 방문 국가

건강 신고 단계에서는 최근 14일 동안 방문한 국가와 관련된 질문, 그리고 현재 증상에 대한 질문에 답하게 됩니다. 발열, 기침, 인후통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 여부를 묻는 질문들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무엇보다도 솔직함이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모든 항목에 “No”를 선택하게 되겠지만, 실제로 증상이 있다면 있는 그대로 체크하는 편이 좋습니다. 거짓으로 답했다가 현장에서 문제가 되는 것보다, 출발 전에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자신에게도 더 안전한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최종 확인과 제출 후 확인 메일

모든 정보를 다 입력하면 마지막으로 한 화면에 요약된 내용이 나옵니다. 이 단계에서 다시 한 번 여권과 항공권, 숙소 예약 내역을 보면서 한 글자씩 비교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이름, 여권 번호, 도착 날짜, 항공편명, 숙소 주소는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내용을 확인한 뒤 동의 항목에 체크하고 제출 버튼을 누르면, 접수가 완료되었다는 안내 페이지가 나타납니다. 이와 함께, 조금 지나면 입력한 이메일 주소로 확인 메일이 도착합니다. 메일에는 제출 확인 문구와 함께 QR코드나 바코드가 포함된 PDF 파일이 첨부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PDF를 휴대폰에 저장해 두거나 스크린샷을 찍어두면 공항에서 안심이 됩니다. 실제 입국 심사 때에는 여권 정보와 전산이 연동되어 별도로 QR코드를 요구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거나 직원이 확인을 요청하는 상황을 대비해 미리 준비해 두면 마음이 한결 편안해집니다.

자주 나타나는 오류와 해결 방법

SG Arrival Card를 작성하다 보면, 화면에 익숙하지 않은 영어 문구가 뜨면서 진행이 막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유만 알면 해결이 어렵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먼저 “Passport number/name mismatch” 같은 오류는 여권 번호나 이름을 잘못 입력했을 때 주로 나타납니다. 이럴 때는 여권을 다시 꺼내서, 영문 이름의 철자와 띄어쓰기, 여권 번호의 알파벳과 숫자를 하나씩 짚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0과 O, 1과 I 같은 글자를 헷갈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성과 이름의 위치가 바뀌어 있지는 않은지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Invalid travel date” 오류는 도착 예정일을 너무 앞당겨 입력했을 때 자주 보입니다. 시스템은 도착일 기준 3일 전부터만 신청을 받기 때문에, 그보다 더 앞선 날짜를 선택하면 유효하지 않다고 판단합니다. 이 경우에는 며칠 뒤에 다시 접속해서, 실제 도착일에서 3일 이내인지 확인한 후 입력하면 됩니다.

페이지가 아예 열리지 않거나 “System error” 같은 표시가 뜨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대개 인터넷 연결이 불안정하거나, 서버에 잠시 문제가 생겼을 때 발생합니다. 와이파이를 껐다 켰다가 다시 연결해 보거나, 다른 브라우저로 시도해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모바일 기기를 한 번 재시작하는 것만으로도 해결되는 경우가 많고, 조금 시간 간격을 두고 다시 접속하면 자연스럽게 풀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출까지 마쳤는데 이메일이 오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먼저 메일함의 스팸, 정크 폴더를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자동 발송 메일이 스팸으로 분류되는 일이 꽤 자주 있기 때문입니다. 스팸함에도 없다면, 이메일 주소를 작성할 때 철자를 잘못 썼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새로 한 번 더 SG Arrival Card를 작성해 올바른 이메일 주소로 제출해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 입국 시에는 가장 최근에 제출한 정보가 기준이 됩니다.

또 다른 흔한 오류는 주소나 이름을 너무 길게 적었을 때 나타나는 “Too many characters” 메시지입니다. 이럴 때는 꼭 필요한 핵심 정보만 남기고, 건물 이름이나 길 이름 중 빠져도 되는 부분을 줄여다가 입력하면 됩니다. 주소 약어를 활용하는 것이 대표적인 방법입니다.

입력해야 할 부분을 비워 둔 채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고 할 때는 “Mandatory field missing” 같은 문구가 뜹니다. 화면을 위아래로 살펴보면 빈 칸이나 빨간색 표시가 있는 칸이 보이므로, 그 부분을 채운 뒤 다시 시도하면 됩니다. 별표 표시가 있는 항목은 반드시 입력해야 한다는 뜻이니, 처음부터 이런 항목을 중심으로 신경 써서 작성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실제 사용 경험에서 나온 작은 팁들

SG Arrival Card를 몇 번 작성하다 보니, 사소하지만 도움이 되는 습관들이 생겼습니다. 우선, 제출 후 받은 확인 화면이나 이메일에 첨부된 QR코드는 꼭 저장해 두는 편이 마음이 놓였습니다. 휴대폰 사진첩에 스크린샷을 남겨 두면 인터넷이 안 되는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가족 단위로 여행할 때는 단체 작성 기능이 편리하긴 하지만, 한 명씩 차근차근 정보를 입력하면서 서로의 여권을 교차 확인하는 방식이 실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아이들의 여권은 유효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에, 만료일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SG Arrival Card 관련 정보는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바뀔 수 있습니다. 건강 관련 질문이 추가되거나, 요구하는 정보의 범위가 조정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출발이 가까워졌을 때 한 번쯤 최신 안내를 확인하고, 그에 맞게 준비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고 느꼈습니다.